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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장의 학운위 당연직 '문제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학교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높아지고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해당 학교장이 당연직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건 문제가 많다. 교육학예업무 집행자가 자신의 일을 비판하는 모순 때문이다. 자치기능 취지와 민주적 의사결정에 저해요인이 되기도 한다. 실은 이런 문제 때문에 학운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지도 오래다. 또 운영위원들은 "교장 눈치를 보아야 한다" "활발한 토론을 막는다" "심의가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는 등등의 불만이 많다.

 

학교운영위는 거의 모든 학예업무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능을 갖는다. 학교 예산안 및 결산, 학교교육과정의 운영방법, 학교운영비 지원사항, 학교급식 및 운동부 구성, 학생지도, 교복 및 체육복 선정, 수학여행 및 학생야영수련 등 학부모 경비조달사항,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제안 및 건의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일선 학교에서 수행하는 학예업무는 사실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다. 송곳처럼 날카롭게 심의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학교장이 집행한 또는 집행할 예정인 현안에 대해 학교장 본인이 참여해서 심의 의결한다면 얼마나 큰 모순인가. 이런 걸 제도라고 채택해서 운영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방자치단체로 비유하면 학운위는 지방의회의 성격을 갖는다.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능은 바로 집행부가 하는 일에 대해 비판하고 견제하며 감시하는 일이다.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건 시장 군수가 시군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시장 군수 도지사가 지방의원으로 참여한다면 집행부를 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것은 ‘국·공립학교의 장은 운영위원회의 당연직 교원위원이 된다’고 규정한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때문이다. 사립학교도 이를 준용하도록 돼 있다. 시행령은 형식만 민주적 틀을 갖추었을 뿐 실제로는 학운위를 견제하기 위해 학교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시켰다고 보는 게 옳다.

 

모순되고 잘못된 것은 개선해야 한다. 학교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넣은 현행 학운위 제도는 뜯어고쳐야 한다. 교감으로 대체시키는 대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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