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주 가운데 하나인 막걸리는 막 거른 술이라는 뜻이다.역사 만큼이나 이름도 많다.배꽃 필 때 필요한 누룩을 만든다 해서 고려 땐 이화주(梨花酒)라고 했다.77가지 술 제조법을 기록한 ‘양주방(1837년)’에서는 혼돈주(混沌酒)라 했다.그밖에 희다고 하여 백주(白酒),탁하다고 해서 탁주(濁酒), 집집마다 담아 먹은 술이라하여 가주(家酒),농사지을 때 새참으로 먹는다 하여 농주(農酒),제사지낼 때 제상에 올린다 해서 제주(祭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 하여 국주(國酒)라 했다니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애환을 함께 해온 술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신맛,떫은 맛에 감칠 맛과 시원한 맛까지 더해진다.알코올 도수가 6%로 낮은데다 아미노산과 단백질.비타민 B가 풍부해 영양면에서도 다른 술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러한 막걸리도 한동안 수난을 당했다.일제 강점기에 이어 광복후 까지 식량 부족으로 쌀 막걸리의 양조가 금지됐던 것이다.밀가루나 옥수수등으로 빚었는데 술맛이 좋을리 없다보니 자연 애주가들의 입맛이 소주나 맥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었다.쌀 막걸리 양조가 완전 허용된 것은 지난 1989년 부터이다.
경기불황 여파로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애주가들이 2∼3년전 부터 막걸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현재 전주시내에만 95개 업소가 성업중이다.업소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막걸리 골목만도 10여개소에 이른다.맛의 고장답게 값싸고 푸짐한 안주로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전주시가 이처럼 성업중인 막걸리 업소를 맛 산업화와 연계해 관광상품화 하는 전략을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막걸리의 첫 글자를 따 ‘막(MAC) 프로젝트’라 명명한 이 계획은 안세경부시장이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행정에 반영한 것이다.
처음 ‘전주식 막걸리집’을 찾는 외지인들은 ‘이러고도 장사가 될까’ 할 정도로 고개를 갸웃거리는게 사실이다. 지역의 애주가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 외지인들에게는 훌륭한 ‘체험형 음식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전주시는 오늘 전문가및 업소대표 등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축제와 연계시키는 전략등을 논의할 계획이다.발상의 전환은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법이다.‘막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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