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丁亥年)의 새 아침이 밝았다. 새해 새 아침은 새로운 꿈과 희망에 부풀고, 덕담으로 한 해를 시작하기 마련이지만 2007년 새 아침은 그럴 여유가 없는듯 싶다. 올해 연말 치러질 대통령선거의 과열과 함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걸쳐 혹독한 시련과 도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국내외적으로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전격적으로 강행한 지하 핵실험은 전세계의 이목을 한반도에 쏠리게 했다. 어렵게 13개월만에 재개된 연말의 6자회담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다음 회담일자도 잡히지 않아 과연 6자회담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낳은 아파트값 폭등은 가히 ‘광풍(狂風)’이라고 까지 부를 정도였다.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아파트 가격은 우리사회 최대의 화두인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기능했다. 서민들과 지방거주 국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과 상실감은 극에 달했다.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부동산 파문과 함께 올해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할 또 하나의 요소는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경제전망의 불투명성이다. 경기불황은 청년실업 해소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며, 고용불안을 가속시키게 될 것이다. 그나마 한국경제를 지탱해주던 수출도 계속되는 환율급락으로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노사 모두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갖춰 나가야 할 때이다. 특히 기업인들은 신규투자 증대로 고용을 유지하고 늘려야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이를 적극 실천해야 한다.
우울한 사회전망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올해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12월19일 대통령선거가 그것이다. 가장 분명한 점은 올해 대선(大選)은 반드시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속에서 국민의 행복과 안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여야가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선거가 돼야 한다. 지난 16대 대선에서와 같이 기업으로 부터 엄청난 선거자금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에 경제회생과 사회기강 확립등 국가적 과제는 외면한 채 지역감정 부추기나 네거티브 전략등 부정적이고 비생산적인 선거운동을 벌인다면 혼란과 대립은 그 도를 더하면서 사회혼란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야간 극심한 대립과 정쟁은 대통령 임기말 레임덕과 겹쳐 자칫 국가적 과제의 수행능력을 무력화시킬 위험마저 있다. 정치권은 치열한 선거전속에서도 소재가 분명한 책임정치로 국민이 편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치를 복원시키고 정정당당한 공당(公黨)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시선을 지역으로 돌려불 때 전북은 지난해 희비가 교차된 한 해였다. 익산과 김제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현대자동차의 노사갈등은 지역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안타까움을 주었다. 반면 지난 15년간 끌어온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끝난 것은 가장 반가운 뉴스였다. 이제 내부개발을 본격 시작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개발방향을 조속히 확정짓고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특별법 제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그러나 새만금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경계의 대상은 전남의 S프로젝트와 충남 태안·안면도의 대형 관광개발 사업이다. S프로젝트에는 22조원이, 태안·안면도에는 9조원이 투입된다. 새만금사업이 위협받게 될것은 뻔한 이치다. 게다가 두 사업 모두 사업주체및 민자 참여업체 까지 결정된 상태이다. 새만금사업 추진의 속도가 특히 강조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전북의 낙후 실상은 타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쇠잔(衰殘)’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심각하다.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역성장과 지역변동 경로 분석’ 에서도 전북을 지난 30년간 인구와 소득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쇠퇴지역으로 분류했다. 이같은 현실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자괴감이 앞선다.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거나 현실에 안주했던지 간에 전북도를 비롯 정치권, 도민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이같은 낙후와 소외의 패배의식을 떨쳐 버릴 때이다. 적극적 사고와 자신감으로 시련과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의 희망은 우리 스스로 기획하고 또 찾아나서야 한다.우리의 주체적 역량으로 지역발전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설득력 있는 논리개발과 끈질긴 추진력을 더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정치권과 도민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지원하는 전제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전북 최대의 염원인 새만금사업이 대선 일정 때문에 발목잡히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대선의 해를 맞아 전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떳떳한 전북인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서는 것이 중요하다. 2007년을 전북이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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