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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새해 희망

대통령 신년사의 화두가 부동산인 모양이다.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 부동산, 교육문제로 민생이 어렵고,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의 불안도 있지만 일자리를 위한 중소기업지원, 서비스산업 육성, 그리고 비전 2030 정책이 착실히 추진되면 점차 좋아질 것이라 밝히면서 부동산문제를 꼭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런 부동산문제를 접하면 연상되는 작품이 있다. 톨스토이가 지은 「사람에게는 얼마 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서 농부 바흠은 더 많은 땅을 갖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그는 바스키르라는 곳에서 1천 루불만 내면 해가 뜰 때 출발하여 해가 질 때까지 돌아오는 땅을 다 주겠다는 촌장의 제안에 괭이을 들고 하룻길을 나선다. 될 수 있으면 많은 땅을 차지하려던 농부는 해질녘 출발점으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기력을 잃어 피를 토하며 죽는다. 촌장의 하인은 그 농부의 머리에서 발끝까지의 치수를 정확히 재서 무덤을 만들어주고 ‘그것이 그가 차지할 수 있었던 땅의 전부였다’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이 작품을 지은 톨스토이의 무덤 역시 그의 유언에 따라 영지(領地) 한 켠에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어 인상을 더해준다.

 

부동산문제가 톨스토이 작품이 나타내려는 바와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그 그 욕심에 겨운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삶에 대한 교훈집인 잠언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것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과 급하게 뱉은 말 그리고 황금같은 시간이다. 그 중 시간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어떤 문제를 두고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개인뿐 아니라 국운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사회적 논의의 대상이 우리 모두에게 좀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일들이었으면 좋겠다. 치열한 토론과 논쟁의 뒤 끝에 나온 결론에 구성원 모두가 신뢰를 보내고 동참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심야토론이 마무리될 때마다 시작할 때보다 긍정적이고 새로운 결론이 도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해년 돼지해에 알아 둘 상식 하나. 돼지는 다른 짐승과 달리 자리를 가린다. 그래서 잠자리와 용변을 보는 자리를 구분할 줄 아는 깔끔한 짐승이다. 더러움의 상징으로 돼지를 들먹이는 오해부터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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