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붕(호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조선시대의 안성은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여서 유기를 비롯한 3남지방의 각종 특산물이 안성장터에 총 집산되었다. 당시 안성유기는 안성장터의 주된 거래 상품으로 유기상인들은 제품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만든 물건을 시장에 내다 파는 상업 활동도 하였다.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안성상인들은 전국의 장터에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관청이나 양반가의 주문을 받아 특별히 품질과 모양을 좋게 만든 '모춤(마춤)'식 유기를 만들게 되었다. '안성맞춤'이란 말은 바로 그 '모춤(마춤)'이란 말에서 시작된 것이다. 유기를 만드는 재료와 질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고 양반가들의 주문을 장인정신과 뛰어난 솜씨로 정성껏 만들었기에 유기앞에 '안성마춤'이 붙게 된 것이다. 최근엔 안성 맞춤 배가 조금씩 유명해져 포도, 인삼, 쌀, 한우와 같이 안성의 5대 농특산물로 지정되면서 안성시에서 안성맞춤이란 브랜드로 상표등록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로 안성맞춤은 이러한 어원을 가지고 있으며 맞추어서 한 것처럼 잘 맞거나 어울리게 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얼마 전 지방의 K대학은 자동차 정밀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주)만도와 계약을 통해 맞춤형 인재양성제도인 만도트랙(Track)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적인 신 산학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만도트랙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메카트로닉스 엔지니어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 대학의 교육과정을 개편하여 방학중 현장실습을 실시하고 제품설계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만드는 프로젝트 실습을 추진하는 등 내실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K대학은 기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요자 중심의 실질적인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여 기업체가 원하는 우수인력을 조기에 양성하는 취업효과를 거두고 있다. 동시에 기업은 회사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대학의 교육과정에 반영해서 대상 학생들에게 수강하도록 함으로서 실무적 적응 능력을 강화하고 방학 중엔 배치부서 인턴쉽을 실시해서 사내 분위기를 파악하게 하는 등 모든 학생이 졸업과 동시에 사전에 선택한 기업에 취업하고, 바로 현장실무에 적응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서로에게 어울리는 안성맞춤으로 대학과 기업의 상호 Win-Win을 도모하고 지역 내 위상을 강화하는 안성맞춤형 인력양성제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만도트랙을 거울삼아 그 지역의 실정에 맞게 지방의 몇몇 대학이 이러한 맞춤형 인력양성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기업은 매년 해당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였고 기업의 실습장을 개방하는 등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대학도 특화된 트랙의 개발에 적극 협조하며 행?재정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전북의 대학도 현실에 안 맞는 교육과정을 과감히 버리고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실무형 교육과정으로 재편성하여 인재양성에 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전북지역의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이 지역의 대학이 배출하여 취업이 이루어진다면 대학과 기업이 안성맞춤으로 상생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기업체 요구를 받아들여 실질적인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는 이른바 수요자 중심의 안성맞춤형 시대인 것이다.
/정의붕(호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