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명(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수출 호조와 달리 침체된 내수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체감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업이 도산하고 가게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면 이는 곧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감소로 이어진다. 기업을 살리는 일이야 말로 도민의 생계와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향토기업에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출부진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도민마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전북 경제는 더욱 어려운 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무분별한 유입은 향토기업의 공장 가동을 줄어들게 하고, 결국에는 종업원 수 감소를 초래해 지역경제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이는 우리 지역 전체의 삶의 질 악화를 의미한다.
내 고장 상품 애용 범도민 운동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도내 상공인에 대하여 도민이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자금의 역외유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향토기업 육성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기왕이면 우리 지역에서 생산제품을 애용하는 것. 이것이 지역사랑의 시작이다.
비단 지역산품 뿐만이 아니다. 소비에서도 가급적 지역 업체를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 등 외지로 출발할 때는 도내 주유소에서 기름 탱크를 가득 채우고 출발해보자. 기름이 떨어지면 조금만 채우고 돌아와서 도내에서 보충하자. 이 작은 정성이 도내 젊은이들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늘리고 소비를 촉진시켜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도내 상품 애용은 도민과 기업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의 경우 향토제품 점유비율이 36.2%에 불과해 타 지역의 점유비율(경북 92.1%)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다. 이는 홍보 부족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소주 한 병에는 지역경제가 담겨있다는 도민들의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물론 제품으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인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내고장 상품 애용 범도민 운동이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도내 사회단체 및 각급기관 등 각 기관 단체가 역할을 분담해야한다.
우선, 도내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적극적 캠페인 전개, 도민 우수기업체 현장 방문, 도내 상품 애용 토론회 개최 등 현장 중심의 실천운동을 전개하여 지역 상품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 제고와 애용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둘째, 도내 유관기관들을 중심으로 지역상품 우선 사주기 실천 운동이 확산되어야 한다. 건설공사 발주 및 사무용품 구매시 도내에서 생산되는 건설자재 및 사무용품 등 작게는 복사지 한 장에서부터 크게는 자동차까지 내고장 상품의 우선 구매를 제도화해 나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내 시·군에서는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회단체, 직능단체 기관들과 함께 내고장 상품 사주기 실천운동 확산을 독려해 나가는 한편 새로운 개선과제를 발굴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실한 기업은 지역 발전의 기반이다. 비록 향토 상품이 조금은 미흡하고 부족하더라도 도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애용해 나간다면 품질향상을 가져올 것이고 이는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 향토기업을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켜 전북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고장 상품 애용운동이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된다. 도내 향토 상품이 전국 제일의 상품으로 성장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향토기업의 경쟁력 제고는 바로 우리 도민들의 몫이다.
/김재명(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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