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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세가 오르면 집값도 오른다고?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금은 안정돼 있지만 혹시 전세가격이 오르면 뒤따라 오르지 않을까요?”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지역에서 집 장만을 준비하고 있다는 회사원 박모(32)씨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과거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선행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났듯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예전에는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 전세 거주자들이 매입 수요로 돌아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주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 비율)이 60~70%로 높은 중소형 아파트에서 이런 경향을 보인다.

 

집값의 30~40%만 더 빌리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적은 자금으로 높은 차익을 얻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안고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0~2001년 소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한 뒤 이듬해 매매가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의 흐름을 살펴볼 때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 전세가격의 상승 이유가 예전과는 다르다. 요사이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은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20~30% 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는 무주택자들이 기존 아파트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집을 살 경우 무주택 자격을 상실해 청약가점제에서 불리해지므로 매입을 꺼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전세가격 강세는 2~3년 동안 매매가격이 급등하자 집주인들이 재계약시점에서 매매가격에 맞춰 전세가격을 현실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비싼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전세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일부 공급 부족,종부세의 세입자에 대한 전가 등 전세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남아있지만 수요도 함께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쌍춘년 결혼수요가 나타나기 힘들고 지난해 일부 세입자들이 집을 사면서 전세시장에서 벗어났다. 따라서 봄철 전세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낮다.

 

보유세 중과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값이 잘 오르지 않는 비인기 지역 중소형 아파트를 먼저 처분할 수 있다. 단지 전세가격이 오른다는 이유로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은 매입 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과거와 달리 전세가격은 오르고 매매가격은 떨어지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전세 동향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변수일 뿐이다. 이보다는 정책, 금리 등 여러 변수를 함께 감안해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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