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혁일(전 도체육회 사무처장)
최근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전주 컨벤션센터와 관련, 자칫 장기적으로 표류될 위기에 놓인 전북 체육인들의 최대숙원사업인 전북체육회관 건립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현 덕진구 덕진동 일대에 세워진 도 체육회관은 최초 1965년 도공무원 교육원으로 건립된 건물로, 1979년부터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도체육회 재산으로 매입하여 관리해왔다.
그러나 노후로 인해 지반침하 및 건물의 바닥, 천장, 벽면 등의 균열로 위험요인이 내재되어, 1989년 전북체육인의 응집력 제고와 엘리트체육 활성화를 위해 전북체육회관 건립이 추진되었다.
이후 1991년 제72회 전국체육대회가 전라북도에서 개최되어지는 것을 계기로 전주에는 전북체육회관, 익산에는 국민체육센터, 군산에는 월명체육관을 신축하기로 결정하고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전주에 신축하기로 한 전북체육회관만이 건립부지가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어려워 건립 추진이 무산되었다.
그 후에도 꾸준히 전북체육인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체육회관 건립을 주장하던 차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주지역에 스포츠센터건립을 계획함에 따라, 전라북도에서는 체육회관과 전북스포츠센터건립을 함께 추진하였다.
체육인들의 의견수렴과 수 십 차례 회의를 갖고 부지를 찾던 중 서부시가지 자림원 앞 부지에 건물을 건립하기로 하고 설계까지 완료되었으나, 또 다시 여러 이유로 중단되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아중리 체련공원 내에는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을 완공하여 현재 많은 시민들의 체육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체육회관은 별도로 건립키로 결정돼, 현 덕진동 체육회 부지에 지하1층, 지상5층에 2,200평 규모로 현재 65억원의 예산확보가 되어 체육회관건립에 따른 설계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기공식만 가지면 1년 후에는 체육인의 땀으로 일궈낸 대망의 전북체육회관이 완공될 것으로 전체 체육인들은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웬 날벼락인가!
최근 전주시에서 컨벤션센터건립과 맞물려 전북체육회관이 장기적으로 표류될 우려가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허탈감이 밀려온다. 특히 도체육회관 건립을 계획한 지만 무려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건물의 뼈대조차도 세우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가슴 한구석에선 분노감마저 치밀어 오른다. 그동안 우리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도체육회관 건립은 뒷전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전북도민의 한 사람으로 전주컨벤션센터건립은 여러 가지 요건만 갖춘다면 찬성하는 바이다. 그러나 설계까지 마무리 된 체육회관을 체육인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건립 중단’이라는 오리무중에 빠지게 된 것에 큰 실망감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도정과 체육회를 책임지고 있는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하여, 체육회관건립에 최선의 지혜와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항상 우리 전북체육은 도민이 어려울 때 늘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 줬다. 특히 우리 전북체육은 가난과 천대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시절에도 전국체전 종합 2위의 성적으로 도민들에게 자긍심을 가져다 준 유일한 요소였다. 이런 전북 체육에게 ‘전북체육회관 건립’이라는 문제는 수 십년간 마음속에 담아온 희망과 꿈이었다. 자칫 전주 컨벤션센터 문제로 체육회관의 기대감이 사그리 무너지면서, 체육인들의 해묵은 숙원마저 빼앗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또 다시 전북체육인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라혁일(전 도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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