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성(전 전주북일초등학교 교장)
심유일신지주(心有一身之主)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마음이 우리 몸의 주인 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건전해야만 육체도 건강하게 된다는 의미다. 현대인의 약 7할은 마음의 병이 있다고 한다, 태어난 생명은 자연의 이치와 섭리대로 살면 누구나 다 천명할 수 있다. 건강의 주인이 사람의 마음이고 보면 마음 될 수 있는데로 평온하게 지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깨끗이 살다가 후손들에게 감동을 준 사람을 잊을 수가 없다. 고 막사이사이 필리핀 대통령의 장례식에 백만 이상이나 되는 사람들이 길을 덮었다고 하니 국민들이 얼마나 그를 애도하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무엇 때문에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그렇게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았냐고 하면, 대답은 서슴치 않고 그의 청렴성(淸廉性)이라고 말할 수 있다. 퀴리노 정권때 부폐정치에 지긋지긋하던 국민이 막사이 대통령의 혁신정치에 환호를 보낸 것은 당연하지만 그가 취임하자 전 관리에게 그의 재산 상태를 등록시켜서 관리노릇 함으로서 치부 하는 것을 금하게 한 것이 그의 혁신정치의 제일보였다. 그가 서거하자 그가 남긴 재산은 생명보험증권과 초가집 한 채 였다고 한다. 돈을 모으기 위하여 정치가가 되는 것이 아니고 ‘일’을 하기위하여 정치가가 된 전형적인 인물이 바로 막사이사이 대통령이다.
나는 황혼의 독백을 전신으로 느껴본다. 40년이상 교직을 부끄럼 없이 성실히 수행하고 초라하긴 하나 행복한 가정의 방에 누워 찰깍찰깍 가는 시계소리를 들으며 하루의 명상에 잠긴다. 지금은 별들이 내리는 조용한 밤이다. 하루의 생활이 마지막 가는 엄숙한 시간이다. 온누리가 잠들기 전 은하수 물결의 자장가를 내 생활의 굴곡(屈曲)을 들여다 본다.
조용한마음, 구김없는 마음으로,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사랑이 있다, 마음도 있다. 그런데도 가버린 시간은 매양 아름답게 꾸며진다. 아쉬어만 진다. 과거라는 이름에는 슬픔이 없는 것 같다.
“동족이면 말없이 용서할 수 있다”고 들려주던 백범(白凡)의 동족의 사랑도 다하지 못한 이 길을 갔다. 산밑에 그늘이지면 밤이 찾는다는 황혼의 소식이다, 그러면 어둠이 태양을 감추어 버린다. 인생에게도 황혼이 있다. 어둠이 있다. 그것은 멀지않다. 모르게 온다.
우리들은 흙에서 와서 흙을 지키다 흙에다가 스스로 생명의 뿌리를 묻어야하는 애처러운 목숨들이다. 뉘우치는 생활, 사랑하는 생활, 그늘이 없는 생활, 거기에 웃음이 있고, 만족이 있고, 그리고 끝없는 행복이 따른다. 당신의 하루엔 부끄러움이 없는가? 벗에게 주민에게 사회에 실망을 주는 배신(背信)은 없었는가? 우리 앞에간 숫한 사람들을 미워하듯이 뒤에 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不幸)을 줌으로 미움을 사는 잘못은 없었는가! 연못에 담겨진 썩은 물에선 악취가 풍겨도 그 속에서 피는 연꽃은 깨끗하고 향기가 있다. 황혼에 노을은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게 하고 바다에 내리면 은빛바다를 만든다. 밤은 낮을, 빛은 어둠을, 기쁨은 슬픔을 동반 하는게 순리일지 모른다.
정치인이여, 하이얀 길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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