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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5년만에 다시 찾은 백두산 천지 - 이병렬

이병렬(우석대학교 문화사회대학장)

이상 기온의 영향이어서 인지 유난히도 비가 자주 오면서도 열대야가 계속되었던 올 여름이었는데 이제 더위가 가신다는 처서(23일)를 막 지났다. 그리고 지난 24일은 15년 전에 맺었던 한중수교의 날이기도 하다.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만주민족사적지 답사 다물단 지도교수로 15년 만에 백두산 천지를 찾았다. 1992년 수교 전 7월 21일에서 28일까지 태극기를 앞세우고 설레임으로 본 천지를 다시 보기위한 여정에 더위를 아랑곳 하지 않았다.

 

수교전의 적성국가방문이라는 조심스런 여정에 북경과 상해, 장춘과 연길, 그리고 백두산의 기행은 우리의 60년대의 향수를 만끽하게 하고 개혁과 개방의 냄새가 물씬 나게 했다. 처음 장춘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친 북한사람들과의 어색함은 지금도 기억되곤 한다.

 

2006년 여름 14년 만에 가본 상해를 보고 상전벽해, 천지개벽을 실감했던 필자는 15년 만에 다시 찾은 만주의 땅 특히 두만강의 도문에서 압록강의 끝자락 단동까지의 답사에 시골길이라 여기던 그곳은 예전의 길과 주변의 풍경이 아니었다. 60년대의 향수가 아닌 우리의 21세기의 모습과 별반 다름이 없는 발전과 변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고구려 유적지 답사에서는 200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깨끗하게 단장한 모습을 보고 동북공정의 현주소를 느끼게 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고구려사를 중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으로 왜곡하기 시작하여 2002년 2월 동북변강의 역사와 현상에 대한 연속 연구공정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동북지역 및 한반도와 관련된 각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었고 수·당과 고구려전쟁은 중국의 국내전쟁이고, 한반도 북부(북한) 지역도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며 고구려 민족은 중국 고대의 한 민족이다”라는 연구내용의 역사왜곡에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의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길림성에서 직접 관할하면서 중국의 10대 명산으로 홍보하여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은데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수교 15년 동안 긴밀해진 한-중 관계는 수교 첫해 1992년 62억 달러에 불과하던 교역액은 지난해 1180억 달러로 19배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 이미 740억을 넘어 15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적교류도 수교당시 13만 명에서 지난해 480만 명으로 36배나 늘었다. 이 가운데 390만명은 중국을 찾은 한국인이다. 중국내 한국교민수도 70만 명으로 급성장했다. 내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교민 10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15년 동안 중국은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내세우며 연 1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착실히 내실을 다졌다.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세계 4대 경제국으로 우뚝 섰다. 같은 15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한국은 여유를 부린 반면 중국은 부지런히 뛰었기 때문이다.

 

한·중 15년은 ‘아 옛날이여’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한 관계 속에 전략적 동반관계와 공존의 해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새만금이 한반도 웅비의 중심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머리에 새로운 기대를 여는 창조적 파괴의 굉음을 언제쯤이나 들려줄까? 중국의 혁신적 변화와 기록적인 발전이 중국동안을 건너 새만금으로 달려오는 꿈을 현실화로 이어질 날은 언제일까?

 

/이병렬(우석대학교 문화사회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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