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호(전북주택관리연구소 부소장)
며칠 전 우중속에 소양면의 소태정 고개를 넘어 진안을 다녀왔다. 수시로 다니는 길이지만 중앙선 분리대를 재공사한 덕에 편안히 운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가는 도중 소태정 고개에서 봉고차 한 대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180도 회전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겨울도 아닌 가을철 대낮에 길 한가운데에서 180도 회전 하는 광경을 보고 나니 겨울철 생각이 났다. 분명 그 봉고차는 진안쪽에서 소양쪽으로 내려오는 S자형 도로였고 속도를 줄이려 브레이크를 밟았을 것이다. 소태정고개의 도로는 구배가 잘못 시공되었고 강한 원심력이 작동하는 곳이라 섣불리 운전하였다가 큰코 다치는 구간이다.
소태정 고개는 그야말로 교통사고 천국이다. 겨울철이 아닌 계절임에도 불고하고 늘 터지는 교통사고는 재산과 인명에 얼마나 많은 손해를 끼치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차량 충격으로 중앙분리대는 온전할 날이 없고 차량 파손 잔해들로 도로 주변이 어지럽다.
필자는 소태정 고개를 터널화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한바 있었으나 공사비의 과다로 수행할 수 없다는 단체장의 자조어린 얘기가 서글프게 한다. 사실 이 도로 구간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재산과 인명의 가치를 계산하면 터널을 뚫고도 남으리라 생각한다. 소태정 고개에서 발생하는 사고 당사자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마땅하다. 운전자의 잘못도 있겠지만 잘못 시공된 도로구배와 급경사 그리고 안전시설의 미비로 도로공사측은 피해 당사자에게 손해 배상액을 지불해 줘야 한다.
수시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도로 사정을 잘 알겠지만 처음 다녀보는 초행자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안겨 주게 되고 원망과 비난은 자치단체와 국가기관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러한 소태정 고개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소태정 고갯마루에 도로 상황을 알 수 있는 상황판(전광판)을 설치해야 한다.
소태정 고개는 급경사가 많고 S자형 도로로 시공되어 있어 도로 진행방향에 어떤 일이 발생하였는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중앙분리대에 센서를 달거나 카메라를 설치하여 진행자의 전방에 어떤 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알려 주는 시스템 장치가 필요하다.
둘째, 차량의 속도와 이탈을 알 수 있도록 흰색 차선 바탕에 요철부 를 두어 차량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해 줘야 한다.
셋째, S자형 구간에서 중앙 분리대의 높이를 낮춰야 한다.
중앙 분리대가 높다 보면 S자형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쉽게 파악할 수 없고 미처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넷째, 소태정 고갯마루에서 얼마 되지 않은 내리막길 S자형 도로 구간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다 보면 대형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해당 카메라를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다섯째, 소태정 고갯마루에 있는 경계 이정표를 산과 산을 이어주는
교량으로 대체하여 야생 동물들의 이동 통로를 만들어 주고 그 교량을 이용한 표시판을 설치해 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여섯째, 앞으로 전주, 진안, 무주간 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관광객들을 위해 진안고원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전주 진안간 활발한 농산물 교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산악철도를 신설해 보는 것도 전북도의 발전을 위해 좋은 대안이라 생각된다.
진안, 장수, 무주는 전북도의 천혜의 관광자원 보고이다. 이러한 혜택 받은 관광지를 외지인에게 홍보하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이용하기에 편하고, 부담 없는 산악 철도를 도입하여 전주와 무진장을 쉽게 연계할 수 있는 구상을 장기적으로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추원호(전북주택관리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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