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규(익산경찰서장)
주위에는 우릴 행복하게 하는 많은 영웅들이 있어 살맛나게 한다.
마린보이 박태환, 피겨요정 김연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프로골퍼 박세리, 산악인 엄홍길, 유엔 총장 반기문, 올림픽 마라토너 황영조, 기름띠 태안의 훌륭한 이웃 ‘자원 봉사 인간띠’, 불우한 이웃의 ‘무명 기부자’ 등. 셀 수 없는 많은 주체들이 우릴 흥분시키고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꾸려가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이렇게 훌륭한 영웅들이 곳곳에 알알이 박혀있는 한 세상은 살만한 터전임엔 분명하다.
이와 같은 영웅들은 단지 열광하며 흥분하는 관중속의 행복한 객체로서가 아니라 조금은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남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운동 선수와도 같은 주체였다.
어떤 일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선택과 고민, 희생과 헌신, 수범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험한 길 보다 편한 길이 더 가까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행복한 방관자에 더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수치는 관중보다는 박수받는 주연이 되자. 일회성인 인생, 남의 수고와 덕으로 즐기기 보다는 내가 감동 주는 주연이 된다면 훨씬 보람되지 않겠는가.
물론 많은 어려움과 고뇌는 따를 것이다. 무수한 난관과 비난, 폄훼는 좌절을 낳아 전진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 같은 용기와 태양의 열정’, ‘태산 같은 신념과 바위의 인내’ 그리고 ‘솔로몬의 지혜와 로켓의 추진력’를 주문했었나 보다.
기약없는 우연을 위해 골퍼 최경주는 매일 4,000번 이상의 벙커샷을 날렸고 박세리는 13시간 이상의 지루한 연습을 통한 고된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 명창 안숙선은 지하 보일러실에서 밤 늦게까지 연습하다가 순찰 경비원에게 귀신으로 오해받았다는 일화는 얄팍한 노고로 거대한 영광을 바라는 소인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작불성(不作不成), 시도하지 않으면 이룸이 없다. 이 보다 더 적절한 말이 또 뭐가 있겠는가.
부단한 시도는 피동체인 자신을 능동적인 주체로 만들고 감동 주는 마술사가 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백두산서 자란 범은 백두호라고 범 중의 범으로 불리나니 우리들은 오산에서 자라났으니 어디를 가든 오산이로다’(오산가 중에서)
한국의 청년들을 백호처럼 키워 나라와 민족을 섬기는 지도자로 쓰려 했던 남강 이승훈(1864~1930)의 정신이 붉은 피처럼 뚝뚝 흐르는 감동적인 노래가 아닐 수 없다. 오산의 큰 정기 아래 큰 스승 밑에서 이와 같은 큰 뜻 새긴 노래를 부른 학생들이 공부했기 때문에 1919년 3·1운동때 까지 125명 졸업자 중 오산 출신의 민족 지도자들이 유독 많았다. 한경직, 함석헌, 이근칠, 김기석, 김홍일, 김옥규, 신우기성, 김재율, 한성수 등이 이를 입증한다. 사랑·정성·존경의 학교훈 대로 사랑과 정성을 쏟아 가르친 ‘범 중의 범들’이 자라서 매우 존경받는 ‘민족의 백두호들’이 된 것이다.
또 여기 빼어난 대표 선수들이 천하제일의 과실을 지속적으로 맺게해야 할 것이다.
크고 탐스런 최고의 과실을 위해 부단히 기록을 깨면서 한편으로는 기록을 깨는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야만 할 것이다. 기록은 깨어짐에 의의가 있다면 전통은 이어짐에 그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대표 선수로 꽉 찬 나라, 훌륭한 대한민국의 영광을 자자손손 이어가기 위해 우리 모두 기록을 깨며 그를 잇는 전통의 계승자이자 대표 영웅들이 돼자.
/양태규(익산경찰서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