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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한 교수의 미국교육 현장일기] 美 대선 교육공약, 보수-진보간 입장차

이경한(전주교대·美 메릴랜드대 연구교수)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선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선거가 더욱 관심을 갖는 이유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혹은 흑인 대통령 후보의 선출이란 관심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권력의 소외층이라고 볼 수 있는 여성과 흑인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고, 이들이 미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의 22개 주가 동시에 투표를 하는 수퍼 화요일의 투표에서도 여전히 민주당은 두 후보간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공화당은 매케인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다양한 교육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그 차이를 보이고 있는 교육 공약을 중심으로 후보 선거에 관심을 가져보고자 한다.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경쟁이 공립학교를 개선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서 보다 좋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또 다른 공화당 후보인 롬니는 이민 자녀들의 영어몰입교육을 지지하고 수학과 과학과목의 이수시간을 높여야 함을, 그리고 허커비는 미국의 미래 경제는 창의적 세대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는 일하는 부모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하여 0세-5세를 위한 양질의 교육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고, 클린턴 후보는 저소득층과 영어의 유창성이 떨어지는 가족들의 자녀들을 무료로 취학시키도록 하고, 이를 위해서 주정부는 저소득층 부모가 자녀의 취학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유치원과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정당의 교육정책을 살펴보면, 공화당은 학부모의 선택권과 경쟁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며 주요 과목인 수학과 과학교육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즉, 이들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수월성교육에 보다 비중을 둔 교육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부모가 교육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기인 영유아기 교육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교육시설 지원 등을 약속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소외 계층의 교육적 배려에 보다 비중을 둔 교육복지정책을 중심으로 한 형평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교육공약에서 교육에 대한 보수와 진보간의 상대적인 입장차이가 존재함을 새삼 확인해볼 수 있다.

 

교육의 정책에는 크게 수월성과 형평성 지향 정책이 존재한다. 수월성 교육정책은 교육에서의 자유경쟁을 통한 자유로운 자기개발을 중시한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인 차상위 계층보다는 교육의 물적 토대가 튼튼한 상위 계층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반면에 형평성 교육정책은 다양한 사회계층의 교육복리 증진에 힘써 교육적 소외현상의 방지에 보다 중점을 둔다. 그러나 이 정책은 교육 투자의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서 정책입안자들의 인내를 요한다. 교육에서의 이 둘의 지향은 어느 하나를 취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조화롭게 추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두 입장에서 어느 쪽에 보다 무게를 두고서 국가 교육정책을 펼칠지를 제시하는 사람은 후보들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미국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벌써 궁금하다.

 

/이경한(전주교대·美 메릴랜드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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