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주영은(전주시의원)
경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각 자치단체에서는 ‘도시경관사업’을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분주하다.
전주시에서도 아트폴리스 운영지침을 만들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시작하였다. 전주시에서 추진하는 아트폴리스는 ‘한국적인 전통미와 품격 있는 예술적 도시’ 를 만든다는 것으로 3대 전략과 10대 중점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3대 과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는 지속가능한 전주, 토털디자인을 통한 품격있는 전주, 시민과 함께만드는 아름다운 전주를 만드는 것이다. 10대 중점과제에는 공공디자인 표준화, 전주상징 개발, 광고물수준향상, 야간경관 업그레이드, 건축물 디자인개선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아트폴리스(Art-Polis)’란 원래는 건축에 예술성을 가미하여 ‘도시경관을 바꾼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도시를 종합적으로 디자인 한다’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아트폴리스 사업은 이미 일본 등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구마모토현은 아트폴리스사업을 통해 성공한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1988년부터 매년 겨우 우리 돈으로 1억여원을 투자하여 10년 만에 지역이미지 혁신, 관광객확대, 국제적 관심을 일으킨 곳이다.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라는 도시 또한 아트폴리스로 성공한 도시다. 1989년 최초의 여성시장이 당선되면서 시작된 ‘어린이에게 친근한 도시(Child Friendly City)’ 프로젝트는 ‘평화로운 도시(Peace City)’를 만든다는 컨셉 아래 범죄 위협을 막아 주는 치안(security)과 교통사고를 포함한 물리적 위협으로부터의 안전(safety)을 염두에 두고 도시를 디자인하였다. 그 결과 ‘안전한 도시’라는 국제적 이미지를 획득하게 되었고, 아시아계 유학생들이 인구30여만명 중 2만여명을 차지할 정도로 몰려들어 연간 2억 달러를 소비하는 경제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주시에서 추진하는 아트폴리스가 몇 개의 예술적 건축물만 건설하는 것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도시 전체를 디자인해야 하고, 생명력이 넘쳐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성매매 집결지 문제와 전주시 관련 관공서들이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하게 되면서 남게 되는 시설물의 활용방법 등도 큰 틀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내용면에서는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것이야말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주시의 아트폴리스 사업은 전주가 가진 전통문화유산을 살려내는 문제가 핵심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추진해나가는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거버넌스’이다. 도시의 아름다움과 조화 그리고 통일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계획에 대한 규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이 규제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문제도 중요하다. 구마모토나 크라이스트처치의 사례에서도 성공의 이면에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뒷받침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음으로 아트폴리스 사업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과 품격의 도시로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환황해권 시대에 무역, 행정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도록 먼 안목에서 전주를 설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주영은(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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