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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명박 대통령과 새 정부 - 김준규

김준규(정치·경제평론가)

선거에서 승리 했더라도 득표율이 과반수 미달로 1위 당선을 한 경우라면 급속한 신임 확보가 정국 안정을 위해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다.

 

다행이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는 선거를 통한 집권에 대하여 예컨대 ‘대통령의 밀월( Presidential honeymoon)'등 약 2~3개월간의 여유를 주며 거센 비판이나 냉혹한 공격을 삼가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으니 이 시간을 허송세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 정권이 넘어온 98년은 IMF 환란 수습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정권담당주체들이 마음껏 통치력을 발휘 할 수 있었고, 노무현 정부도 정권 2기 출범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허니문’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었다.이명박 정부는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통해 집권했고, 연이어 총선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허니문’을 폭넓게 누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와대 일부 비서관과 일부 각료 인선을 둘러싸고 일고 있는 불협화음은 허니문의 기회를 상실케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유교문화권에 속한 우리 국민들이 고위공직자에 거는 기대심리와 기준은 西歐 보다 훨씬 높다고 보아야 한다.

 

‘ 수신 修身 ,제가 齊家 ,치국 治國 ,평천하 平天下 ’라는 높은 도덕 기준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의 재산 형성은 대부분 부동산 가치 증대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위 공직자들만큼은 절대 부동산 투기와 불법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국민의 심리를 잘 이해해야 정권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정책의 話頭 라 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과 정치집단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작업을 소홀히 하면 국민들은 곧바로 정권에 대항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사안이다. 집권자가 독주를 일삼으면 국민의 신임을 잃게 되며 지위도 흔들리게 된다.

 

또한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하면 먼 곳의 사람들이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듣고자 하는 말을 들을 적에 “연설 잘 한다”며 동의한다. 그래서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식 심층에 잠재하면서도 체념되다 시 피한 것을 끌어내어 햇볕을 보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자존심을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한 기조는 신정권의 발족에 즈음하여 지지기반에 대한 다짐과 일반국민에 대한 호소를 연결시키는 집권자의 취임사에서부터 확인 되어야한다. 참고삼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나타난 공통적 골격을 보면 (가) 통합에의 호소 ,즉 선거전으로 초래됐던 당파적 분열을 나라사랑을 향해 다시 결집으로 이끌자는 것 (나) 國史的 과거의 찬미를 통해 그 연장선상에 선 현 정부의 정통성 부각 (다) 보수적 부흥의 다짐, 즉 체제는 고치지 않고 부조리, 비능률만 제거하면

 

새 부흥이 가능하다는 것 (라) 국가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축복등으로 간추려 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이런 기준에 대입하여 재검토 해보면 교착상태의 정국을 풀어나갈 해답을 정권 운영자들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의 한비자(韓非子)는 “현명한 집권자가 통치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가 利益, 둘째가 위력(威力) , 세째가 명분(名分)이다. 이익 이란 민심을 획득할 만한 경제와 민생의 실리이다. 위력이란 법령을 내려 실천케 할 보장이다. 명분이란 통치자와 국민들이 다 함께 존중할 대의명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서구선진국이나 한국이나 인간성의 본질 그리고 사람들 간의 역학 관계를 좌우하는 본바탕은 크게 달라 진 것이 없다.

 

정권을 잡을 때는 ‘인기’가 우선 이지만 ‘통치’는 사람들이 의지할 만한 실력을 갖추고 그가 가진 덕성(德性)으로 신뢰와 존경과 귀의심(歸依心)을 불러오는 ‘인망(人望)’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정치가는 다음선거를 생각하지만 공직자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사람이다.“고 한 ‘헬무트 콜 독일 전 총리의 말을 귀담아 들으며 국민성공 시대를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

 

/김준규(정치·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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