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식(한국농촌공사 금강사업단장)
무자년 새해 첫 날부터 금강하구둑 위로 열차와 자동차들이 동시에 달리는 모습이 실현됐다. 25년 전 금강하구둑을 미래지향적으로 계획하고 시행했던 관계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금강하구둑은 군산항 상류 5㎞, 즉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군산시 성산면을 잇는 총 연장 1841m의 방조제다.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으며 우여곡절 끝에 정부에서 4대강 유역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금강지구 농업종합개발사업’을 시행하게 됐고 1단계 하구둑 축조사업은 1983년 11월에 착공해 10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990년 10월에 준공됐다.
예로부터 비단결처럼 아름다운 강이라 하여 비단 금(錦)자를 붙인 금강은 전라북도 장수군 신무산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천리(400여km)를 흘러 군산과 충남 서천 사이의 금강하구를 거쳐 서해로 흘러 나간다. 그 유역은 남한 국토면적의 1/10에 해당하며, 넓은 지역에서 흘러내린 풍부한 수량으로 농업의 중심지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충남 강경 아래쪽까지는 바닷물의 영향으로 양수가 불가능하여 풍년영농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홍수기에는 금강을 역류하는 바닷물과 만나 광활한 농경지가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입으면서 매년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금강하구둑 축조로 담수호가 조성되면서 연 3억6500만톤(농업용수 연 2억4400만톤)의 용수를 확보·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로인해 금강하류유역 4만3000㏊의 농경지(충남 서천, 부여, 전북 익산, 군산, 김제)가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금강하류연안 7000㏊의 고질적인 홍수범람도 금강유역 요소마다 설치된 무인관측국과 연계한 첨단 홍수 예·경보시스템(TM/TC)을 이용 완벽하게 제어·관리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 일대 상습적인 침수부지 등이 우량농지로 탈바꿈되면서 농업생산여건 향상 및 농업경쟁력 강화로 농가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금강호의 조성으로 농업용수 외에 공업·생활용수(연 1억2100만톤)가 확보돼 지역의 총체적인 용수 부족난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군장국가산업단지의 조성 동기를 제공하고 현재 군장국가산단 및 군산지방공단에 공업용수를 부족함이 없이 공급하게 된 셈이다. 새만금개발 후 필요한 용수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준공시점부터 군산∼장항간 도로가 개통돼 육로거리를 110㎞ 단축시켰다. 이 도로는 현재 하루 4만5000대 이상의 차량이 통과하는 지역의 중추적인 산업기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08년 1월1일부터는 장항선 철도가 하구둑을 통과해 군산, 익산, 대전까지 이어지는 여객·물류운송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 밖에 국내최대의 웅장한 배수갑문시설과 하구둑 축조 후 국내최대 철새도래지로 금강하구가 각광을 받고 있다. 금강하구에서의 철새 관람, 숭어·장어·참게 등 회귀성어류를 위한 친환경 어도(魚道)시설, 공원 및 편익시설 등은 매년 6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하구둑 수변공간에 대한 친환경 생태관광단지까지 조성되면 한 차원 높은 지역민의 휴식공간 및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렇듯 지역사회발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금강하구둑은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산업기반시설로 당초 설치목적 이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해 내고 있다. 금강하구둑의 가치가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일부에서는 “하구둑을 트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이는 하구둑 축조로 지역민이 누리고 있는 천금과도 같은 많은 혜택을 포기하고 가뭄과 수해로 몸서리쳤던 과거로의 회귀(回歸)를 주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금강하구둑은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해 지역과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명식(한국농촌공사 금강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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