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8 02:59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환경
일반기사

[이곳만은 지키자-생태보고서] 수달 서식지를 찾아서 (하)

하천·도로 정비 등 수달 생존 위협…서식지 주변 지속적 보존·관리 필요

크고 작은 바위가 있어 수달이 살기 좋은 곳. (desk@jjan.kr)

전주천에 수달이 나타난 이후 수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관심을 토대로 세상 밖으로 나온 수달이 우리 곁에서 떠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생태조사단은 첫 번째 수달의 서식환경을 소개한데 이어 두 번째로 수달의 서식을 위협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해 보도하고자 한다.

 

특히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 발견된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치단체 등이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일을 이 글을 통해 제안하고자 한다.

 

△ 수달 서식 위협하는 하천정비 사업

 

자연 환경의 지표로 볼 수 있는 수달의 서식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우선 하천정비 사업이다. 하천을 직선화하고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바닥을 긁어내다보니 하천의 깊은 소나 수달의 은신처인 바위가 메워진다.

 

이로 인해 주유 먹잇감인 물고기도 줄고 은신처도 사라지면서 수달의 서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수달의 서식에 대해 꾸준한 조사를 진행한 한 연구원은 지난 2004년에 수해 복구공사를 했던 무주 남대천도 수달이 개체수가 줄었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수달이 좋아하는 수중보 주변은 3년 정도 주기로 준설해 깊은 수심을 유지하고 수변에 갈대숲과 습지를 조성해서 어족 자원의 안정화와 은신처를 확보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 생태 통로 단절로 생존 위협받는 수달

 

수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하천정비사업 뿐만 아니다. 도로건설로 인한 서식지 단절과 로드킬의 위협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9월 운일암반일암 관광지가 있는 진안군 주자천과 인접한 55번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한 어린 수달이 발견되기도 했다.

 

로드킬을 당하는 수달은 수컷보다는 암컷이 그리고 성체보다는 새끼가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수달 서식지로 확인된 곳은 제방 한쪽이라도 자연서식지로 복원하거나 생태통로를 마련한다면 생존율을 높여 수달 식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하천생태계가 끊겨 고립된 수달은 근친교배의 위험으로 장기적인 생존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고립된 수달을 안정적인 서식지로 이동시켜 관리하는 계획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 가장 근본적인 먹잇감 부족

 

수달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먹잇감의 부족이다. 수달의 주 먹이는 물고기다.

 

그런데 물고기가 아닌 다른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수달의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수달 개체군의 유자를 위해서 건강한 하천 생태계는 절대적인 조건이다. 서식지 주변의 먹이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수질오염, 밀렵, 하천 주변 행락객으로 인한 서식지 교란 행위를 꼽을 수 있다.

 

△ 전북 수달 복원센터 절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수달의 서식을 보호하기 위한 것보다 수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이 상존해 있다. 이에 따라 수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을 제거하고 보호하기 위한 대책의 마련과 추진이 필요하다.

 

8년 동안 수달 서식지를 틈틈이 모니터링 해온 전주지방환경청 김강수 연구원은 "수달 서식지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서식지 보존 대책이 마련돼야하며, 이동 중 다치거나 사람에 의해 상처를 입은 수달을 치료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전북 수달복원센터의 건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수달이 사는 환경은 물고기나 새, 사람에게도 최적의 환경이다. 전주천이 먹잇감을 찾는 수달이 잠시 머무르는 곳에 그칠지, 아니면 대를 이어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가 될지는 시민들 손에 달렸다. 전문적인 연구조사와 복원 계획을 세울 것과 지금보다 더 나은 서식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모으면 가능한 일이다.

 

설령 수달이 떠난다고 아쉬워하지는 말자. 어딘가 수달이 더 잘살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고 그렇게 믿어보자

 

/이정현(NGO객원기자·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자문=김강수(전주지방환경청 연구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현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