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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지원부, 없애든지 제대로 관리하라

농지원부가 엉망이라고 한다. 농지정책의 기본자료로 활용되는 농지원부의 상당수가 기재 내용이 엉터리라는 것이다. 이를 기초로 농지에 관한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우리나라 행정이 어느 시대 행정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농지원부는 행정관서에서 농지의 소유및 이용 실태를 파악하여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기 위해 작성 비치하고 있다. 작성 대상은 1000㎡ 이상의 농지(또는 330㎡ 이상의 온실 등)에서 농작물 등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사람이다.

 

우리 헌법과 농지법은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에 따르고 있다. 이 원칙을 뒷받침하는 것이 농지원부다. 쉽게 말해 농지원부는 농지에 대한 주민등록등본이요, '농부(農夫) 증명'인 셈이다.

 

그런데 이 농지원부가 2005년 농지법 개정으로 반경 20㎞ 이내로 묶였던 농지매매 제한 규정이 풀어지면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전북도가 농지원부를 직권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23만여 건중 87%인 20만여 건의 기재내용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또 올해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도내 농지원부는 19만9563 건에 이르며 이중 5만 건 가량이 해마다 정비대상이다. 임차기간 종료가 3만여 건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소유지 변경, 기준미달, 중복등재 등의 순이다. 신고에 대한 강제규정이 없고 직권조사도 인력 부족으로 못하는 바람에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민원이 1㏊당 74만6000원씩 지급하는 쌀소득보전직불금이다. 농지소유자가 경작자에게 지급되는 직불금을 받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 것처럼 허위로 신고하거나 경작자가 바뀌었는데도 신고를 수년간 미루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사실 부동산업계에서 농지원부는 도깨비 방망이로 알려져 있다. 농업진흥지역내에서도 농지원부를 만들어 전원주택인 농업인주택을 지을 수 있고 임야개발에도 사용되는 게 현실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고위공직자나 부자들도 나중에 들통나고 보면 농지원부를 활용했다. 더불어 농지원부만 있으면 건강보험료및 연금보험료 지원, 학자금 융자및 각종 대출 등의 헤택까지 따른다.

 

이처럼 농지정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농지원부가 엉망이라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차라리 이 제도를 폐지하든지, 아니면 제대로 관리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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