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호 축소 설계변경해야" "물길·물그릇 분리 또 다른 강 생겨"
▲ 제2주제 '새만금 환경대책,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 박석순(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만금의 개발 방향이 기존의 농지 위주에서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바뀌면서 토지이용 기본구상이 크게 변경되었다. 내부 토지 가운데 농지가 71.6%에서 30.3%로 대폭 축소되고 그 대신 배후도시, 관광, 신재생 에너지, 과학연구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2030년 이후로 계획된 사업기간을 2020년까지 10년 단축하였으며, 동진·만경수역 순차 개발 방식을 동시 개발로 바꾸었다.
새만금 사업의 이같은 변화는 그동안 추진하던 환경 대책에 상당한 변화를 요구한다. 기존의 환경 대책은 크게 방조제를 통한 해수 유통이 이루어지는 단계와 사업이 완료되어 해수 유통이 차단된 담수호 단계로 나누어진다.
해수 유통 단계에선 기존 대책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담수호 단계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기존에 계획한 대규모 농업용 저수지인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과 수량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새만금 유역은 비교적 인구가 밀집된 지역을 포함해 오염원이 산재하고, 갈수기엔 수량이 부족해 하천의 수질 악화가 심한 곳이다. 이러한 현실은 장래 새만금 개발의 가장 큰 제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수자원임을 말해준다.
새 정부에서 구상하는 새만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농업용수 목적으로 구상된 새만금 담수호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기존 새만금 담수호 계획도를 보면 상류에서 갑문 방향으로 갈수록 호수의 부피가 급격히 증가하여 수체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유입된 물이 오랜 기간 호수에 체류하게 된다. 상류에서 각종 폐수가 내려오는 물길 끝에 엄청난 용량의 호수를 만든다면 식물성 플랑크톤 과잉으로 인한 녹조현상과 물이 부패하는 부수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농업용수 목적으로 설계된 대용량의 호수를 축소하고 수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책이 새 정부의 새만금 사업 구상 변경과 함께 필요하다.
그 대안 중 하나는 동진강과 만경강의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물길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물그릇을 분리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는 시기에 맞춰 선택적으로 취수하면 수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습지와 침전지 등 자연정화시설을 설치하고 호수 바닥의 물을 바다로 뽑아내는 저층수 배제시설도 덧붙이면 효과가 높다.
또 물길과 물그릇 사이에 모래와 자갈, 반응벽체 원리를 이용한 정화시설을 갖추면 양질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 물길의 적정 지점에 한강의 신곡이나 잠실과 같은 수중보를 설치하면 갑문을 열어도 해수 유입을 차단할 수 있고 항상 일정 수위를 유지, 해수와 담수가 연결되는 하구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 제2주제 토론
정팔진 전북대 교수는 "새만금 담수호의 환경적 문제 제기에 대한 설명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물길과 물그릇을 분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두 지역을 잇는 또 다른 강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수호를 줄이는 방안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정 교수는 "담수호를 줄이면 새만금 개발에 소요되는 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수중보를 설치하는 방안은 방조제 안쪽에 또 다른 방조제를 축조하는 형국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유지 관리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수중보 일대에 퇴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천운 한국자치행정학회장도 물길과 물그릇을 분리하는 대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지 문제라는 입장을 표했다. 전 회장은 "만경강은 갈수기와 풍수기 수량에 큰 차이가 있어, 풍수기에만 취수하는 방법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또 "새만금 담수호를 줄이는 방안은 저수지 일대를 수변 공간으로 가꾸면 이용 가치가 많다는 점에서 세부적인 추가 토론이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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