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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전문가가 말하는 '보성녹차'의 과제

송봉석 녹차사업단장 "산업·문화 공존하려면 육종서 행정까지 망라돼야"

'차에도 문화가 있는가'

 

보성군청에서 만난 송봉석 녹차사업단장이 대뜸 화두로 꺼낸 말이다. 그는 1985년 차문화 축제인 다향제를 만들 때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이후 계속해서 27년째 보성녹차의 발전을 지켜본 장본인이다.

 

"일본에 다도가 있듯, 우리에겐 오래 전부터 차례(茶禮)가 있었지만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습니다. 전통문화는 값이 되든 안되든 그 자체가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차에 담긴 전통문화를 강조하면서도 인위적으로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려면 전통만을 갖고는 산업화시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가 도자기의 재현에 머무르는 동안 백제 사람들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간 도자기가 영국에서 홍차의 보색효과를 나타내는 본차이나로, 독일에서 마이센 명품으로 발전한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차산업이라 하면 육종에서부터 가공, 분석, 예다, 마케팅, 행정까지 망라돼야 함에도 특정 부문만 좀 안다고 전문가인 양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는 차인지 다인지 문법적인 정리조차 되지 않았으며, 차에 관한 품질관리기준도 없을 정도로 아직 기본이 갖춰지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차를 가장 먼저 재배하기 시작한 시배지가 쌍계사며, 가장 오래된 1200년된 고차수가 하동에 있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쌍계사는 차 재배기록 보다 뒤에 개찰됐으며, 관목수의 수명이 100~150년인 점을 감안하면 고차수도 웃음거리 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그는 경쟁지인 하동이 죽으면 함께 죽는다며, 이런 논란에 끼어들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정읍을 포함해 현재 차재배가 많은 전국 20개 자치단체와 행정협의회를 만들려 하는 것도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일본의 차 기술은 우리보다 많이 앞서 있습니다. 다만 국내 자치단체들이 힘을 합칠 경우 일본과 기술 간격을 좁히고, 중국보다 앞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그는 현재 차 가공업체들이 기능성 차제품 개발방향으로 가는 추세며, 전남도립 차연구소에서 녹차 뿐이 아닌 발효차(청차, 황차, 흑차)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등의 불은 지난해 불거진 농약문제로 녹차 소비가 급감한 점이라며, 소비자들이 녹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에 행정과 농가, 가공업체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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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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