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 살린 '파트너십'의 상수원 보호
미국 버지니아주의 하이타운과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페어팩스스톤 두 곳에서 발원하는 포토맥(Potomac)강은 애팔래치아의 산과 계곡, 워싱턴DC 등을 거쳐 매릴랜드의 포인트룩아웃에서 대서양의 체사피크만(灣)으로 흘러 들어간다. 전체 길이가 무려 665km.
이 강은 유역 일대에 광공업, 축산업이 급격히 늘어나고 인접 도시가 확대되면서 부영양화에 따른 환경오염 현상이 한때 번졌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지역주민들과 관계 기관·단체가 파트너십을 형성, 포토맥강 되살리기에 나서 수질이 현저히 개선되었다. 현재 상류 지역은 상수원으로 활용되고, 하류에선 카누·카약 타기, 낚시, 하이킹, 탐조 등 레크리에이션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포토맥강 수질 개선을 위한 사업의 핵심은 '포토맥강 유역 먹는 물 자원 보호 파트너십(Potomac River Basin Dinking Water Source Protection Partnership'. 연방 환경보호청은 이 사업을 위해 필라델피아 수도국과 펜실바니아 환경보호국과 함께 성공적인 상수원 관리사업에 나섰고, 각 주 및 지방정부와 함께 파트너십을 구성했다.
파트너십에 참가한 전국단위 기관은 워싱턴DC 환경국, 포토맥강 유역 주간(州間)위원회, 매릴랜드 환경국, 펜실바니아 환경국, 연방 환경보호청(3구역), 버지니아 환경국, 버지니아 보건국, 웨스트버지니아 보건과 인력개발국, 웨스트버지니아 환경보호국, 워싱턴 주정부와 의회 등이다.
또 지역단위 파트너십에 참가한 기관은 매릴랜드 프레더릭시·해게르스타운시·로크빌시·프레더릭카운티, 버지니아 리스버그타운, 미 육군 기술단 산하의 수로사단, 워싱턴 카운티, 워싱턴 외곽위생위원회 등이다.
환경보호청은 "1970년 상수원 보호법이 만들어 졌고, 미국 의회는 수질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며 "이를 위해 워싱턴DC를 중심으로 포토맥강협의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수질 개선을 위한 사업이 지역민들의 민원이 제기되기 이전단계에서, 관계기관들의 사전 조율과 협의를 거쳐 해법을 모색했다는 설명이다.
포토맥강에서 식수를 공급 받는 인구는 모두 500만명 정도. 이 가운데 워싱턴DC에만 200만명이 살고 있다. 이에 따라 워싱턴DC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포토맥강 수질 보전 과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오염원 차단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환경보호청은 "강으로 유입되는 병원체에 의한 오염이나, 과도한 방제약제는 환경보호청이 담당했다"며 "상수원 주변에 조기경보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모든 과정은 법률로 강제하지 않고 자발적 참여를 기조로 운영되었다"고 말했다.
파트너십에 참여한 기관들은 워싱턴DC, 매릴랜드,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포토맥강 유역 주요 지점마다 수질오염 자동측정망을 구축, 이곳서 측정된 수치는 중앙시스템으로 전송되도록 설비를 갖췄다. 각 지점 데이터를 기초로 오염 지도를 만들어 어느 곳이 어느 정도 오염되었는지 정기 보고서를 작성, 공공도서관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각 지역과 기관들은 측정망을 통해 분석된 자료를 기초로 환경 개선사업을 벌였다. 매릴랜드의 경우 폐광산의 중금속으로 인한 오염 방제에 나섰고, 웨스트버지니아는 산업체 오염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자발적 참여와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둔 파트너십은 환경 갈등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결과를 낳았다. 연방 환경보호청은 "협의체는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각 지방정부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수질 기준만 맞추는데 주력했다"며 "강 경계지점을 둘러싼 소유권 소송은 있었지만, 환경과 관련된 갈등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오염 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된 업체엔 시효에 관계없이 책임을 묻는 제도도 오염도를 줄이는 큰 요인이었다. 예를 들면 미국 철도회사인 APU는 역 주변에 오염물질을 배출한 사실이 20년 후에 밝혀졌고, 연방 환경보호청은 이 회사에 정화비용 600만 달러를 부담시켰다. 환경보호청은 "환경오염이 확인되면 반드시 원인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1940년대에 발생한 오염 사건이 최근에 발견되어 이같은 절차를 밟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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