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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2008 마지막 날의 풍경과 새해 소망 - 권태홍

권태홍(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전쟁분위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얘기가 아니다.

 

2008년 마지막 날 여의도의 살풍경한 모습이다.

 

국회의 안팎은 경찰들만 활발해 보인다. 80년대 군사독재시절을 연상시킨다.

 

대의정치는 실종되었고 국회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지만 혼돈과 대립만이 있을 뿐이다.

 

정체성과 비전 부재로 무관심의 대상이 된 민주당은 몰리고 몰려 본의 아닌 배수진을 치고 결사항전을 외치고, 청와대와 여당은 건배의 잔을 높이 들고 '이대로'를 외치며 권력독점을 장기 존속시킬 언론관계법 개악을 포함한 입법전쟁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 와중에 몇 개 안되는 '민생'법안들은 아예 뒤로 밀렸다.

 

임기가 제법 남은 국회를 제외하고 국민모두가 힘들었던 경제위기와 정치퇴행의 한해였다. 부동산, 펀드, 증권, 환율변동에 부자들을 거덜 나고 유동성은 현저하게 둔화되어 말초혈관의 중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은 산소와 영양공급이 끊겨 생사의 벼랑 끝에 내몰렸다.

 

한국투자증권의 2009년 예측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GDP성장률이 1% ~ 2%로 떨어지는 경우 최소 49조원에서 최대 110조원의 은행손실금 손실이 예측된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자본금을 다 합치면 100조원이다.

 

대기업과 가계대출의 등급이 조정되기 시작하고 M&A를 통해서 몸집을 불린 그룹들 중에 한두 개 정도는 위험하다 하는 게 정설이고 10대 그룹에 들어가는 그룹 중에서 어느 하나가 부도나기 시작하면 IMF상황 재연이고 소위 3월 위기설의 이유이다. 대통령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언급하는 상황이고 보면 사실은 이것보다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선진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상되고 더구나 세계공장이자 한국의 최대무역상대국인 중국의 성장률관리가 안 되는 경우에는 경제상황이 재앙적인 수준이다. 뻔한 얘기이지만 취약한 안전망이 걱정이고 정부의 태도가 걱정인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중병에 걸린 환자의 치료와 체질개선을 하는 대신 일관성도 없고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된 처방전을 들고서 진통제만 투여하고 있다.

 

경제회생곡선이 V형 -> U형 -> L형으로 점차 비관적인 예상 쪽으로 흐른다.

 

한국정치는 지역독점대립구도와 국가주의로 퇴행했고 시장의 건강성과 세련된 국가의 기능회복을 위한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야당은 한나라당의 부유층만을 위한 감세논리와 2009 예산안에 민주주의와 복지의 대안논리를 가지고 전선을 형성하지도 못했다.

 

기축년 새해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

 

독점과 거품의 자본주의 병폐를 건강한 시장과 세련된 국가의 역할로 극복하는 변화의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기득권유지에 급급한 소아적 지역독점 거대양당구조가 극복되고 철학과 정책지향이 분명한 정책 다당제 구조로서 각 정당이 국민 앞에서 생산적인 경쟁과 연대의 정치를 시작하는 기축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전북도민이 인물과 정책중심으로 정치적 선택을 다변화함으로써 여러 정치세력이 도민의 복리를 위해 생산적 경쟁을 하는 상황을 주체적으로 창출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공정한 기회와 경쟁이 보장되고 독점이 배척되며 노력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존중되는 사회, 부자도 존경받고 재활의 기회와 사회적 최소한이 보장되는 공평 복지사회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출발의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무엇보다도 전라북도와 도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고향에 계신 모든 분들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

 

/권태홍(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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