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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태조 어진 모사본 그린 권오창 화백

"재료 하나하나 학자들 자문 받았죠"

"태조 이성계 어진을 모사(模寫)하는 기념비적인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없는 영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원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제(高制)와 안료선택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어진과 관련된 학술적인 연구도 부족했고 모사에 대한 기록도 거의 없다시피 해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25일 경기전 유물전시관 기공식에 참석한 전통인물화가 권오창씨(61). 현재 경기전에 전시돼 있는 태조 어진을 1999년 모사한 권씨는 "모사 당시 재료 하나도 일일이 학자들의 자문을 받아 6개월 만에 완성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진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요즘에 와서 보니 부족한 점이 눈에 띄어 아쉽다"고 말했다.

 

"어떤 범본(範本)이 되는 회화작품을 그대로 베껴내는 행위인 모사(模寫)와 그 작품인 모작(模作)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가 아닌, 가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작은 원화와 꼭 같이 복제한 작품으로 서화전통을 계승하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설정돼 있습니다. 특히 어진 모사는 어진이 하나의 회화작품이기 전에 국왕으로서 숭배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다른 감상용 회화와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어진 모사본을 진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에, 그는 "모사작가로서는 최고의 칭찬"이라며 "모사는 당대 작가의 소신이나 주관성보다는 대대로 내려져 온 고식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어진 진본이 과학적인 장치 없이 봉안되고 훼손까지 이르게 되는 걸 보며 안타까웠다"며 "유물전시관 건립이 어진의 위엄이 다시 서고 현대인들이 근접한 자리에서 어진을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반갑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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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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