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칠봉 정혜사 인근 습지 개구리·맹꽁이 놀이터 조성
경칩(驚蟄)을 하루 앞둔 4일, 전주시 효자동1가 완산칠봉 끝자락이 시끄럽다. 정혜사 인근의 작은 습지에서 막 겨울잠을 깬 개구리들이 꿈틀대기 시작하면서다. 이는 주민들이 직접 소중한 자연생태계를 살려낸 현장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던 곳에서 개구리가 노닐다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습지에서는 이날, '전주시 개구리·맹꽁이 놀이터 조성' 행사가 펼쳐졌다. 송하진 시장과 완산칠봉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이하 완사모) 소속 회원, 인근 어린이집 어린이,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구리와 개구리 알을 직접 관찰하는 탐방행사까지 이어졌다.
전주최씨 대호군파 최귀공종중 소유이던 이 습지는 애초 쓸모없이 방치됐었다. 완산칠봉을 들락거리던 등산객들이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곳이었다. 시 관계자는 "장군봉에서 연일 끊임없이 물이 흘러내렸지만 쓰레기가 많아 주목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완사모가 개입하며 달라졌다. 완사모는 지난 2005년 12월, 총 2500만원을 들여, 습지 1540㎡(465평)를 매입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가치 있는 자연환경 등을 매입하는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자연신탁국민운동)'를 통해 매입·관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380여명의 시민들이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 부담했다.
주민들의 순수함은 사회전체를 움직였다. 대학과 단체에서 지방정부, 중앙정부까지 잇따라 지원의 손길을 뻗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산림청 산하 녹색재단에서 1억원을 지원, 생태계 복원사업과 비오톱 조성사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개구리 놀이터를 조성할 정도로 생태계를 복원해 나갔다.
완사모 김정철회장은 "습지에 개구리가 산다는 것은 자연생태계가 완전히 살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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