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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깨진 유리창 법칙 - 김영진

김영진(전라북도교육청 교육국장)

마이클 레빈의 '깨진 유리창 법칙'은 고객이 겪게 된 특정 조직에 대한 불쾌한 경험이 결국은 그 조직을 쓰러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론이다. 그래서 깨진 유리창을 빠르게 갈아 끼우는 일은 곧 혁신의 시작이자 조직 관리 성공의 첩경임을 강조한 내용이다. 각각의 작은 부분에는 전체가 축약되어 있다는 환원주의에 입각한 조직진단의 논리이기도 하다.

 

우리 교육청은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 살리기를 비롯하여 초·중·고등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한 남다른 노력 등은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정착되고 있고, 학력신장 원년의 해 출범이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음에 기인하여 필자는 마이클 레빈의 법칙에 힌트를 얻어 이 문제 해결의 단초를 다음 몇 가지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교사들의 낡은 마음의 유리창을 새로이 단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 유리창은 학생과 학부모를 감동시킬 수 있는 섬기는 리더십이었으면 싶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지금은 교단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설명하는 주입식 교육시대가 아니다. 학생 개개인의 문제와 과제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철저한 관심과 준비가 필요하다.

 

사고 뭉치 A가 모범학생의 모습으로 돌아온 이유, B가 학년을 거듭할수록 성적이 오른 이유는 그들 지척에서 끊임없이 격려하고 보살펴 준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을 섬기는 교사의 자세에서 감동과 기적은 끝없이 계속된다.

 

더 큰 기적은 학부모의 닫힌 유리창을 활짝 열었을 때가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는 교사를 스승으로 모시는데 매우 인색하다. 스승이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 내 자녀를 감동시키고 바르게 헌신적으로 이끌어 주는 교사라면 기꺼이 스승이라 인정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우리 자녀들에겐 훌륭한 교사들이 많이 있음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있으되 스승은 없다."는 식의 주장에 어느새 익숙해져 있다. 이는 그들에게 부정적인 사고와 메마른 인성만을 자극할 따름이다. 조화롭고 풍부한 인성은 미래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실력이다. 성공한 위인들에게서 엿볼 수 있는 교훈이다.

 

무엇보다도 사회 구석 구석에 존재하는 편견의 유리창을 갈아 끼우는데 소홀해서는 안될 법하다. 교육 문제는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스러워야 한다. 교사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교육전문가 임을 주장하면 할수록 교육 문제는 꼬일 수밖에 없다.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주장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수백만의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원들을 괴롭히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40여년 동안 교육에 헌신해 온 필자의 입장에서도 시대별로 급변하는 학생?학부모의 가치관과 농?산?어촌, 인?전문계열, 같은 학교내에서도 학년별, 남?여, 수준에 따라서 천차만별인 교육 시스템은 가까이하면 할수록 조심스럽기만 하다.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몇 일 뒤면 스승의 날이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스승들이 이 날을 가장 피하고 싶은 날로 인식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싱그러운 5월, 연푸른 잎새 사이로 아름답게 빛나는 햇살처럼 자녀들의 마음속에 빛을 발하는 스승의 메시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임을 우리 모두가 새로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교사와 학부모, 사회 모두가 가진 낡은 유리창을 새롭게 갈아 끼우는 일에서부터 여러 가지로 힘든 오늘의 현안 문제를 풀어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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