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01:55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스포츠 chevron_right 축구
일반기사

오늘은 '허둥지둥' 내일은 '슈퍼루키'

홍성필 감독과 도약 준비하는 삼례중앙초 여자축구부

삼례중앙초(교장 박양기) 여자 축구부 14명이 지난 2일 새로 부임한 홍성필 감독(43)과 전주조촌초 운동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조촌초 남자 축구부 3·4학년들과 연습경기를 벌인 후라 아이들 표정에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desk@jjan.kr)

"오늘 처음이니까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거야. 골 먹어도 좋으니까 열심히만 해.”

 

9일 오후 전주조촌초 운동장. 이 학교 남자 축구부와 연습경기를 하러 온 삼례중앙초(교장 박양기) 여자 축구부 홍성필 감독(43)은 쭈뼛쭈뼛 서 있는 제자들을 독려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삼례중앙초 아이들이 공을 좇아 '우르르' 몰려 다녔다. 홍 감독이 "닭 잡으러 다니냐”고 소리쳤다. 지난 2일 부임한 홍 감독이 이곳저곳에서 어렵게 모은 '병아리'들이다. 경기 초반 허둥대던 삼례중앙초 풋내기들이 갈수록 공을 몰고다니는 시간이 늘었다. 조촌초 남학생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왕왕 넘어졌지만, 곧바로 일어나 달렸다. 외려 조촌초 아이들이 나뒹굴었다.

 

전반 25분이 끝났다. 비공식 데뷔전을 치른 이서연(3학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경기 중 넘어져 왼쪽 손바닥이 까인 것. '힘드냐'고 묻자 고개를 흔들었다. 작은 목소리로 "재밌다”고 말했다. 최종 수비수 김현정(4학년)의 오른쪽 무릎에도 피가 났다. 역시 괜찮단다.

 

후반전에 투입된 정수빈(4학년)은 이달 초 봉동초에서 전학을 왔다. 오롯이 축구를 하기 위해서다. 어머니가 '왜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말렸지만 "지금 어려우면 나중에 더 쉽잖아요”라며 축구를 선택했다. 정수빈은 "숙소에서 샴푸·린스가 없으면 서로 빌려준다. 모두 사이가 좋다”며 새 둥지에 만족스러워했다.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홍 감독은 얼마 전까지 경북 포항상대초 여자 축구부를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 1급 심판이기도 한 그는 1년간 그 학교를 지도하면서 전국대회 3위에 세 차례나 올려 놓았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석 달째 공석이던 삼례중앙초 축구부에 온 지 일주일 만에 선수를 2명에서 14명으로 늘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교장 선생님이 축구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세요. 부족한 것은 언제든 말하라고 하시네요.”

 

삼례중앙초는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추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 출전한다. 홍 감독은 "팀이 짜인 지 일주일도 안 돼 전지훈련이라는 생각으로 나간다. 1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준희 goodpen@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스포츠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