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환자 상호 존중하고 신뢰해야
세상이 하도 수상타 하니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는 그 일차적인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으니 누구를 원망하랴. 그러나 살다보면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당사자만의 책임은 아니라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도 많을 것이다. 하물며 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원망스럽고 왜 내가 건강할 때 조심하지 않았던가 하고 후회도 해 볼 것이다. 하지만 병은 이미 발생하였고 후회와 원망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내 뜻대로만 된다면야 두려울 것이 없겠지만 어디 일이 그렇게만 된다던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원망할 것은 원망하되 하루라도 빨리 현실을 직시하고 대처하는 것만이 병이 심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완쾌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환자는 병에 걸리면, 그것도 자기에게는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질병이 발생하면 우선은 그것을 인정하기 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리고 이러한 인정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대처의 방법을 찾는데 환자는 귀가 얇아져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하고자 한다. 때문에 때로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바보 같은 판단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환자가 의학에 대한 정보가 빈약하여서 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수많은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작 자신의 질병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판단할 수 있는 담당의사의 의견을 귓등으로 흘려듣고는 제삼자들의 무책임한 말에만 귀 기울여서 바르지 못한 결정을 종종 내리기 때문이다.
물론 불친절한 의사, 자상하지 못한 의사들에 대한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환자가 가장 신뢰해야 할 사람은 일단 의사인 것이다. 아무리 건성건성인 듯이 보여도 자기가 맡은 환자인 이상 대충이란 있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여 환자를 치료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하라고 나라에서 면허를 통해 독점적인 권리와 더불어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의사는 성심성의껏 진료를 해야 하는 것이며 환자는 그런 의사를 믿음으로서 자신을 내맡겨 치료토록 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신뢰의 문제인 것이다. 환자와 의사 각자가 주어진 상황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성심성의껏 돌봐 주고 믿어준다면 서로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이 다 이와 같다면 그 사회 또한 건강하고 밝은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육태한 교수(우석대 부속한방병원 침구과장)
▲육태한 교수는
우석대 한의학과 교수 및 부속병원 침구과장
한의학 박사, 침구과 전문의
대한침구학회 학술 이사, 대한약침학회 학술·편집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