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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책사업 공모, 개선책 마련해야

국책사업 공모제가 정부의 당초 의도와 달리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자치단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행정력과 예산낭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논리에 의해 나눠먹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의혹도 많다.

 

국책사업 공모제는 중앙정부가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자치단체간 경쟁을 유도해 보다 나은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등 선호하는 사업은 자치단체들이 서로 유치하기 위해 힘쓰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하지만 너무 과열 경쟁을 부추기거나 중앙정부가 자치단체를 길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전북도의 경우 최근 몇 년동안 무주 세계태권도공원사업이나 국가식품클러스터사업, 고온 플리즈미 응용연구센터 구축사업 등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자기부상열차나 크루즈 부두 개발사업, 로봇랜드,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은 아예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방사성폐기물처리장사업은 경쟁에서 탈락했다.

 

올 상반기에는 완주군에서 김치연구소 공모에 올인하다시피 했으나 탈락의 아픔을 맛보아야 했다.

 

이러한 공모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행정력이 엄청나게 소모되고 자치단체뿐 아니라 정치권 학계 언론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가 총 동원되기도 한다. 일부 사업은 지역민들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과열되다 보니 유치를 못하게 되면 탈락한 자치단체는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자치단체장이 정치력이 없다는 비난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허탈감에 빠지거나 반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러한 부작용을 의식해 공무원들이 처음부터 공모사업을 기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밤을 새워 일해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응모사업을 꺼린다는 것이다.

 

또 탈락했을 때 뿐 아니라 선정된 이후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에 상응하는 지방비를 확보해야 하는데 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는 이것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선정작업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고 해서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유치신청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 너도 나도 뛰어드는 과열현상을 막든지, 아니면 정부가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겨 후보지를 직접 선정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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