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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40kg 1등급 받아도 고작 3만9천원"

[현장속으로]도내 첫 정부 추곡수매…수매량이라도 늘렸으면

도내 첫 정부 수곡수매를 27일 실시해 완주군 용진면 상삼리의 양곡보관창고에 농민들이 올해 수확한 곡식들을 쌓아놓고 전표를 작성하고 있다. 올해 정부의 매입량이 많지 않은데다 쌀값마저 폭락한 상황에 농민들의 얼굴에 근심이 서려있다. 정헌규(desk@jjan.kr)

"정부서 추곡수매 허면 뭣혀, 10분지 1일도 안 사주는디. 원 애들 장난도 아니고.", "여기 나온 농민들 다 마지못해 나왔어. 돈만 있으면 나락 쌓아놓고 확 불 질러 버리고 싶은 게 솔직헌 심정이여."

 

도내 첫 공공비축미 매입이 열린 27일, 완주군 용진면 상삼리 양곡보관창고에 모여든 농민들의 얼굴은 어두웠고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에서 나온 검사관은 쌀가마를 일일이 검사하며 등급을 매기느라 분주했지만 쌀값이 폭락한데다 정부 매입량은 많지 않아 예전 추곡수매 현장의 북적이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69가마(40kg 건조벼) 매입을 배정받았다는 농민 정진옥씨(62·용진면 상운리)는 "정부가 쌀을 사준다지만 올해 지은 쌀의 7%도 안 되고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 수매량도 얼마 안 돼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푸념했다.

 

정씨는 "대부분 쌀은 일반 RPC에 가서 팔아야 하는데 특등 기준(40kg 건조벼)으로 4만원을 준다고 하지만 올해는 특등은 아예 없다"며 "1등급 받으면 3만9000원 주는데 지난해 보다 1만원이나 하락했다"고 말했다.

 

36가마를 수매한 홍의선씨(53·용진면 상삼리)는 "예전 추곡수매를 하면 보관창고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야적도 했는데 갈수록 정부 수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매입가가 높고 낮은 것을 떠나, 양이라도 많이 사줬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한결같이 정부가 공공비축미 수매량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0kg 건조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만원가량 값이 떨어진 마당에 농민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공공비축미 매입뿐이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의 공공 비축미 매입가격은 40kg 건조벼 기준으로 특등은 5만630원, 1등은 4만9020원으로 일반 RPC 매입가보다 1만원 이상 높다.

 

농관원 전북지원 강석태 검사관(52)은 "정부가 당초 공공비축미 37만t을 매입하기로 했지만 쌀 수확량이 증가함에 따라 11만t을 추가매입하기로 해 그나마 농민들의 숨통이 트였다"며 "올해는 태풍이나 큰 재앙이 없어서 특등을 받는 쌀도 50%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민 이경구씨(47·용진면 용흥리)는 "등급 간 가격차가 1000원밖에 안되는데 50가마 팔아도 5만원 더 받는 것에 불과하다"며 "매입량이 턱없이 적은 마당에 특등이나 1등이나 농민들에게 큰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완주군 용진면 상삼리와 군산시 임피면 읍내 양곡보관창고에서 도내 첫 공공비축미 수매가 시작됐으며 오는 12월초까지 도내 곳곳에서 순차적으로 수매가 진행된다. 올해 도내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정곡 10만5396t으로 지난해 8만8305t보다 1만7000여t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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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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