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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일 관계의 미래 ③

문화 매개로 한 교류 활성화되길

 

나의 하루일과는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동향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일본과 한국은 이웃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흐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일본경제는 20세기 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기 침체 상태다. 이에 비해 한국은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과 함께 통화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변동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것은 서로에게 있어 바람직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경제의 탈국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두 나라는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면서 안정된 성장의 틀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한류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다. 배용준은 요즘에도 일본 주부들에게 거의 신과 같은 존재로 군림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일본남자로서 질투가 날 정도다. 국가간 연예 및 문화 분야의 교류는 국민에게 끼치는 파급력과 영향력이 매우 커서 더욱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양국의 자치단체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방안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전통도시, 전주와 전라북도가 눈여겨볼 사례가 하나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른바 'B급 미식가' 콘테스트가 붐을 이루고 있다. 싸고 맛있는 향토의 명물요리를 현장에서 만들어 주변 지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에게 맛보게 한 뒤 투표를 통해 인기도를 측정, 우승자를 가리는 것이다.

 

고급호텔이나 우아한 레스토랑 요리가 A급이라면, 향토요리는 B급이라고 살짝 겸손을 떨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요리의 왕'이라고 자부심으로 갖게 하는 이른바 네이밍 콘테스트다. 일본에서는 이같은 B급 향토음식을 이벤트를 통해 홍보하면서 고장을 부흥시키는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자치단체들, 특히 맛과 멋을 고루 갖춘 천년고도 전주도 이와 유사한 이벤트성 콘테스트를 통해 향토음식을 널리 알리고 지역을 홍보한다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지방의 인구유출을 막고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한다는 의미에서 이같은 시도는 당장 시행해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그 이전에 양국의 자치단체들이 지역을 오가며 가칭 'B급 미식가 선발대회'를 개최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상호 우호증진에도 크게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일본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수많은 무희집단이 참가하는 '아와오도리에 렌(連)'이라는 축제가 열리는데 참가팀의 안무나 복장 등을 비교해 가며 우열을 가리는 이 축제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열광한다.

 

일본과 한국도 자치단체끼리 먹거리를 토대로 한 이벤트나 전통축제 등으로 경연을 펼친다면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정치인이나 외교관 등 고위층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토착민들의 순수한 교류야말로 미래의 양국 관계를 탄탄하게 떠받쳐 주는 기둥역할을 할 것이다.

 

/이시이 마사시(日 시사통신사 해설위원·우석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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