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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랑이 기운 받은 전북의 대박상품 - 유대성

유대성(전주 왱이집 대표)

 

호랑이해가 되고 보니 새삼 몇 년 전 지인에게 빼앗긴(?) 액자가 아쉬워진다. 한반도를 호랑이의 몸으로 표현한 그림이었는데, 대륙을 향해 포효하며 도약하려고 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나름 아껴두고 보는 그림이었지만 지인이 어찌나 탐을 내며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꼬이는데는 결국 두 손 들고 내어주고 말았다.

 

지인의 '협박'이란 내가 호랑이띠인데다 호랑이상이어서 집안에 호랑이가 둘이면 싸움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말을 순순히 믿었던 건 아니다. 다만 나보다는 지인에게 더 유용할 것 같아 드렸던 것 뿐이다.

 

그런데 그 지인이 며칠 전 나를 찾아왔다. 고맙게도 호랑이해를 맞아 몇가지 덕담을 주었다.

 

식품업계에 전해오는 호랑이전설인데 그 내용이 참으로 반가웠다.

 

옛날부터 호랑이해에는 호랑이의 기운을 이어받은 상품이 탄생 하는데, 그 상품은 기업을 송두리째 먹여 살리고, 죽어가던 기업도 회생시킨다고 한다.

 

1950년 호랑이해에 첫 선을 보인 롯데 칠성사이다가 그렇고 1974년의 오리온 초코파이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1986년 농심 신라면과 오리온 초코칩 쿠키가 그랬단다. 정말 신나는 일이 아닌가.

 

거기에 덧붙인 덕담 하나. 이런 기업들의 이야기에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대박상품이 국밥집 아줌마인 나란 이야기다.

 

황송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날 나는 '고맙기만한 덕담'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렸다.

 

집에와서 문득 그때 지인에게 주었던 호랑이 한반도 그림이 생각났다. 전라북도의 위치가 꼭 그 자궁 자리에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에는 허벅지로 가려져있던 자궁자리. 꼭 전라북도를 닮았구나 싶었다. 너른 평야와 풍부한 바다 자원으로 새 산업의 기름진 토양을 다져왔지만, 농도라는 전통적인 이미지에 가리워 그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 그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새 천 년이 시작된 이후 전북은 바뀌고 있다. 새만금을 통해 서해를 넘어 거대한 중국과 아시아 대륙을 향하는 새로운 비전이 시작되고 있다. 뿐인가. 익산에서는 식품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전주는 전통문화도시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이미지를 전파하고 있고, 도내 각 시군도 각자의 뚜렷한 정체성을 찾아 백년 먹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호랑이의 자궁에서 생명이 잉태되고 주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한껏 숨쉬고 있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과 같다.

 

남들이 호랑이의 용맹한 발톱과 날카로운 이빨에 주목하고 있을 때 전북은 안으로 내실을 다지며 서서히 준비해온 것은 아닐까.

 

이제 전북에서 백호가 탄생하리니, 2010년 경인년의 초대박상품은 전북에서 나올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한반도 자궁에서 잉태되는 새로운 호랑이가 한 마리에서 그칠까. 과연 누가 새로운 호랑이가 될지 전북의 14개 시군 모두가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

 

/유대성(전주 왱이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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