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그리스전 이어 동점골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30.가시마)가 또 한 건을 해냈다.
이정수는 2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려 한국의 16강 진출의 디딤돌을 놨다.
전반 12분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알메리아)에게 선제골을 내줘 끌려가던 경기흐름을 바꿔놓는 소중한 득점이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첫 골을 허용했지만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잘해줬다"면서 동점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도 "먼저 골을 내주고 따라가는 경기를 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극심했고 그만큼 경기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정수의 골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16강 진출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
조용형(제주)과 함께 중앙 수비를 책임지면서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상대 골문 앞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하는 이정수는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었다.
이 골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해 상쾌한 출발을 할 수 있었던 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이정수의 동점골로 끌려가던 분위기를 새롭게 하며 꿈에도 그리던 원정 16강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이정수는 잘 알려진 대로 공격수 출신이라 골 감각이 남다르다. 지난해 일본 J-리그로 이적해 벌써 7골이나 터뜨렸다.
2002년 FC서울의 전신 안양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정수는 그때만 해도 공격수로 활약했으나 2003년 당시 조광래 감독의 권유로 수비수로 변신했다.
185㎝의 큰 키를 앞세워 중앙 수비에서 상대 공격수들과 몸싸움, 공중볼 경합 등에서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면서도 고비마다 공격에 가담해 소금과 같은 골을 터뜨리는 그의 활약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야말로 '만점짜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수비수가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은 것은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기록한 이후 이정수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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