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0 19:09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기고] 사료비 절감 위한 '황금 공룡알' 프로젝트 - 김종근

김종근(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

 

 

최근의 원유가격의 상승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들을 파생시키고 있다. 아프리카의 식량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쌀값 상승과 더불어 수출중단 사태를 촉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는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생산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의 가장 큰 요인은 각 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바이오에너지 때문으로, 인간과 가축이 소비해야 하는 곡물을 에너지생산에 이용함으로써 공급부족을 초래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초식가축은 다행히 소화기 구조가 인간과는 달라 섬유소를 분해해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초식가축이 직접적으로 소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추위내 섬유소 분해 미생물이 분해하기 때문에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초식가축은 인간과 식량경합을 하지 않기에 풀이나 농산부산물을 이용하여도 기를 수 있는 가축으로 분류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310만두의 소(한우, 육우 및 젖소)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올해에는 약 570만톤의 풀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에 약 83만톤의 풀이 외국으로부터 수입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축산 선진국처럼 풀을 생산할 수 있는 넓은 초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매년 10월이 되면 약 95만ha의 논에서 볏짚이 생산되어 연간 약 200만톤 이상이 소 사육을 위한 먹이로 활용이 되고 있다. 또한 벼를 재배했던 논은 겨울철에 월동사료작물(청보리, 호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을 파종하여 이듬해 모를 이앙하기 전까지 재배·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청보리를 위주로 한 월동사료작물의 재배면적은 15만5000ha로 확대되었는데,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2012년까지 26만천ha까지 면적을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IMF를 전후하여 사료비의 절감과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풀사료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1997년부터 공룡알 프로젝트(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 기술)를 시작해 품질이 좋은 볏짚김치(볏짚 사일리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청보리도 김치로 만들어 가축의 먹이로 이용이 가능토록 하였다. 이런 노력들은 현재도 농업기술개발 어젠다(사료비 절감을 위한 조사료 생산·이용 기술 개발)를 통해 새로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 사료작물 품종의 개발, 친환경 저비용 재배법, 가축의 사료화 이용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행히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시책과 사료용 곡물가격 상승과 맞물려 사료비 절감을 위한 대비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공룡알 프로젝트는 지역별 청보리 또는 IRG를 급여한 브랜드 쇠고기 판매를 가능토록해 품질 및 안전성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논과 밭에는 초식가축을 위한 하얀 공룡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공룡알 속에는 날로 치솟는 곡물가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악성 질병의 공포에서 이겨낼 수 있는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희망이 들어 있다. 또한 안전한 먹을거리를 소비하고 싶은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는 축산농가의 꿈도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사료비 상승과 안전 먹을거리 생산에 대응하기 위한 공룡알 프로젝트는 축산농가와 소비자를 위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곤포 사일리지는 가을이 되면 볏짚을 위해 다시 들녘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이런 공룡알은 날로 어려워지는 우리 축산농가가 국제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는 황금 공룡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근(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