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국회의원)
사람들은 "때를 놓치지 말아야한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몇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기회다 싶으면 모든 열정과 역량을 쏟아 부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물론 다가올 그 때를 대비하여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찾아온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이 보여주는 공통된 교훈이다.
전주교소도 이전과 관련해 떠오른 생각이다. 필자는 지난 3월 16일 이귀남 법무장관을 만나 전주교도소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장관은 이전대상 부지만 선정되면 당장이라도 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확약했다. 그 후 법무부는 전주시에 후보지를 선정해 달라는 통보를 했다. 장관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음을 확인해 준 셈이다. 그러나 전주시는 석 달이 지나서야 전주시 외곽 여섯 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법무부에 통보했다고 한다. 한 두 곳이 아닌 여섯 곳을.
물론 이전부지 선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마침 6월 지방선거도 있었고, 또 다른 중요한 사업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시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이전대상 부지를 여섯 곳이나 선정해 통보한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법무부 교정국장과 차관을 지냈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중앙부처인 법무부가 교도소 이전부지를 책임지고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신식 교정시설을 짓는다해도 아직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어 이전대상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지역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해당 지자체가 사전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이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압축해서 추천해야 한다. 법무부가 직접 나서면 부담도 크고 시일도 많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 대구교도소 이전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대구교도소는 지난 해 시 외곽 이전이 확정됐다. 특이한 것은 이전대상지로 선정된 하빈면 주민들이 교도소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대구교도소 이전이 탄력을 받아 예상보다 6~7년 이상 앞당겨 시작할 수 있었다. 대구시가 이전대상 주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성의있는 설득작업을 펼친 결과다. 전주시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물론 전주시도 여섯 곳의 후보지를 선정하면서 나름의 노력과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일단 여섯 곳의 후보지를 선정한 후 주민들의 반응을 보며 압축하는 일종의 '여론검증'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이번 같은 좋은 기회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좀 더 서두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상 지역을 더 압축해서 의견수렴과 적정성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였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상 여섯 곳을 대상으로 적정성을 평가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다가는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 모 언론이 전주교도소 이전 추진 사업에 대해 마치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호도한 보도를 보고 실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물론 현 전주시장의 핵심 공약이자 시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적극 추진하려는 노력에 왜 느닷없이 딴지를 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분들이야 말로 정녕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교도소 이전을 반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도소 이전을 희망하는 전주시민 모두를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집단으로 매도하고자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도심의 교도소와 같은 걸림돌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전주가 다시 옛 6대 도시의 영광을 되찾을 수 없다.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주발전을 위해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할 지금 절실한 것은 정치권의 노력, 시민과 언론의 적극적인 협조, 전주시의 적극적인 추진의지다.
/신건(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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