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주(전북목우회 부회장)
전통과 예악의 고장이라고 자처하는 우리 전북에 목우회가 발족한지 40년이 되었다.
회고컨대 1969년 7월 그 당시 퇴임한 시장군수와 도청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회원으로 9명이 주동이 되어 모임체를 결성하고 조장행정에 여민동락한 목민관으로서 그 참된 뜻을 지역사회 발전에 기어코자 하자는 의지를 모아 목우회라 명칭했던 것이다.
일제 시대의 압박에서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6.25라는 동족상잔의 폐허 위에 놓인 우리나라는 무엇보다도 경제재건과 민주주의 정착이란 두 과제를 양 어깨에 메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시기였으며 특히 그에 발맞춰 조장행정에서 멸사봉공한 공무원들의 피와 땀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값지고 빛나는 공이었다.
그 후 퇴임한 공직자들의 그 모임 명칭을 보면 목민회, 위민회, 선민회 등으로 모두가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지역주민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염원이 한결 담겨있음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공직에 재직하고 있을 때 오로지 국민을 위하여 일했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명칭으로서 애교 있게 봐 주었으면 한다.
이처럼 목우회는 발족 후 자발적인 가입으로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퇴직자들의 선망의 모임체로 발전해 나갔다.
목우회가 발족 당시 필자는 전주시청 6급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먼 훗날 나도 퇴직하면 목우회 회원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선망의 모임체였음이 분명했다.
그런 연유에서인가 필자가 현직 군수시절 선배 목우회원을 초청하여 목우회원 후보 목민관으로서 군정과 특수 시책 등을 설명 하고 군수직 수행에 도움이 될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경륜이 많으신 원로 선배님들의 값진 고견은 어떤 배움이나 가르침보다도 시?군정 수행에 큰 나침반이 되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나는 최근 들어 목우회가 열리는 매월 셋째 목요일이 항상 기다려 진다.
92세 되신 선배님이 건장하신 모습으로 겨우 70을 갓 넘은 후배의 손목을 잡으면서 건강을 걱정해 주는 모임체이니 더욱 그러하다.
퇴직 후 이 고장에 사시는 두 분의 지사께서도 거의 빠지지 않고 목우회의 날에 꼭 참석하고 있다.
매월 모임에 나가면 지방행정에 도움이 되는 시책도 의논하고, 지방자치단체나 국가 또는 국책사업기관에 건의도 하며 지역발전에 부응하는 행사 참여와 환경정화, 교통정리 등 봉사에도 자발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현재 목우회 정회원은 178명인데 아직 등록하지 않은 회원이 100여명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의 사유가 있겠지만 혹시라도 퇴임전 현직에서 모시던 상사들과 자리를 같이 하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스럽게 생각하여 회원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면 제발 생각을 바꾸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왜냐하면 목우회에는 상사란 결코 없으며 있어서도 아니된다.
다만 형님과 아우간의 정리로써 서로 만남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우기 목우회는 과거의 시장?군수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민선 지사 시장 군수들도 회원으로 가입하여 함께 모임을 가짐으로써 길 잃은 사람에게 길을 인도하는 늙은 낙타의 발자국이 되어주면 좋지 않을가?
이렇게 힘을 모으고 활성화 된다면 타지역 목우회의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모쪼록 창립 40주년을 맞아 예향의 고장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전북도민들에게 희망의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 목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백인주(전북목우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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