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화(전라북도농업기술원 친환경기술국장)
"성격은 기후에 익숙해지고, 기후는 성격을 기후에 따라 변화시킨다." 이 구절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책, '혼란'에 적혀 있는 말이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 그리고 그 주변의 것들 또한 변화함을 의미한다 하겠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국토에서 재배하는 작목들의 재배적지 또한 함께 북상되고 있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아열대작물의 재배지역은 제주도가 유일하다라고 인식되었으나 현재 한라봉은 전라남도 나주, 참다래는 충북의 옥천, 그리고 파파야는 충청남도 부여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 전라북도 또한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소득 작목을 발굴, 육성해야만 한다. 동시에 고려하여야 할 점은 지형으로, 전북은 해안부, 평야부, 중간부, 산간부 등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지형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지대별 과수의 생육 및 과실 특성을 조사하여 이를 참고하여 우리 지역의 기후와 지형에 적합한 소득작물과 재배적지의 발굴과 육성을 하여야 하겠다.
또한 아열대 작물의 도입과 평가, 품종 선발 및 경제성을 분석하고, 난지성 작목의 재배작형과 환경에 대한 생리·생태 연구를 통해 도입작물의 재배기술과 관련정보들을 우리 농업인들에게 보급·전달하는 데도 힘써야 할 것이다.
동시에 이상기상에 적응성이 높은 신화종의 선발 및 품종의 안정적인 재배기술을 개발·도입하여 돌발적인 환경변화에 적응성 높은 절화의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구명하여야 하겠다.
기후변화로 인하여 병해충의 성격과 출현 또한 더욱더 극성적이며 빈번하게 바뀌어 우리 농업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본래부터 그리 반가운 존재는 아니었지만 최근 부쩍 돌발적이며, 큰 규모로 발생하는 외래 병해충의 출현으로 인해 개별 농가들만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중과부적인 상황이다.
이에 병해충 예찰장비를 보강하여 조기 경보시스템 구축 및 활용, 병해충 상시 예찰과 방제 연구 일원화를 통해 신속한 방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종합방제 조기대응 체계를 구축하여 격발성 바이러스병, 충해 등에 대한 예찰강화, 적기 방제지도, 저항성 품종 재배 유도 등 친환경 방제 대책 연구와 농작물 생육모델 예측 시스템 등을 통해 병해충 방제뿐만 아니라 안전 농산물 생산에까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우리 농업인들의 병해충 방제 노고를 경감시켜주고, 우수 안전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작물 재배 적지 변화 및 신규 재배 작물 증가에 따른 잠재 병해충의 해충화가 우려되므로 신소득 작목을 도입함에 있어 다각적으로 연구하여 이러한 피해를 처음부터 줄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농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기후변화의 급격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근본적 대책인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 및 인벤토리 구축'에도 눈길을 돌려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작물재배법 개발 및 보급을 통해 우리 농업인 스스로도 인식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겠다. 특히 녹비작물 재배의 확대를 통하여 화학비료를 대체하면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함께 질소를 7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그 효과가 일석이조(一石二鳥)라 하겠다.
또한 사계절 농산물 보급을 위해서는 재배시설의 난방이 필수적인데, 이 난방의 연료 또한 '가축분뇨 자원화 및 이용기술 개발'을 통한다면 매탄가스와 원가 절감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어 유익하다.
이렇게 좋건 나쁘건 기후의 변화의 결과에 대응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농촌지도기관, 농업인 모두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한 행복한 결과는 우수한 안전 농산물과 이를 찾는 소비자들의 손과 지갑이 말해 주게 될 것이라 믿는다.
/박선화(전라북도농업기술원 친환경기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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