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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수, 아름다운 전북의 호수들] (12)장수 양악호(지소저수지)

덕유산 계곡물 담았다 풀어내는 생명호

남과 북으로 길게 뻗은 형상의 장수군은 북으로 무주군, 남으로 남원시에 접해 있다. 이 길쭉하게 선 현상의 장수군이 넘어지지 않도록 꼿꼿하게 세워주는 것이 바로 백두대간이다. 전라북도와 경상도가 경계를 이루는 덕유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장수군의 동편을 지탱해 주고 있다. 북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5미터)에서 백암봉(1503미터), 무룡산(1492미터),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산의 최고봉(1507미터), 육십령을 거쳐 지리산 천왕봉까지 한없이 뻗어내려가는 백두대간.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에 위치한 양악호는 남덕유산과 삿갓봉,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구간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토옥동계곡 바로 아래에 있다. 남덕유산 깊은 골짜기 곳곳에서 한없이 흘러내리는 토옥동계곡물을 공급받아 저장한 뒤 농업용수로 내려보내는 산골마을의 생명수다.

 

▲양악호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 산골마을은 물이 부족해 농사짓기가 힘들었다. 워낙 산골인데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잡아둘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1985년 11월 착공해 6년간의 공사를 거쳐 1991년 12월30일 준공한 양악호는 산골마을인 장수군 계북면 일원 333ha의 한해 상습지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지역 식량증산 및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지역 현실에 비춰 너무 늦은 감이 있는 저수지 축조였다.

 

양악호는 남덕유산이 커다란 치맛자락을 흘려놓으면서 만들어진 토옥동계곡 하단부에 있다. 연장 257m, 높이 44.3m 규모의 제당이 계곡을 가로질러 시설됐고, 제당 상부에 저수량 622만 7000톤 규모의 엄청난 저수지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 저수지 물은 양악리 일대 333㏊에 풍성한 농업용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제 이 지역 주민들은 물이 부족해 농사를 망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최근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자원 확보, 재해예방, 갈수기 하천유지량 증대를 통한 하천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양악호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현 제당의 높이를 5m 더 높이고(49m), 제당 길이도 285m로 늘리는 이 공사가 2012년 준공되면 양악호는 102만㎥의 저수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건재 정인승 선생

 

덕유산 아래에 자리잡은 양악호 주변에는 문화관광자원이 풍성하다. 장수군 계북면 소재지를 거쳐 무주 안성쪽으로 진행하다 계북면 양악리 토옥동삼거리에서 우회전에 덕유산 자락으로 향하다보면 건재 정인승(1897∼1986) 선생 기념관이 있다.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에서 태어난 건재는 1935년 한글학회 이사가 되면서 '큰사전' 편찬업무를 주재했다.

 

1961년부터 전북대학교 총장, 1963년부터 건국대학교 문리과대학 교수로 일한 건재 선생은 평생 나랏말, 나랏글의 중요함을 설파했으며, '큰사전''새한글사전''소사전' 등을 펴낸 인물이다.

 

건재 정인승 선생상 뒷편에는 이런 선생의 말이 새겨져 있다.

 

'말과 글을 그대로 지니고 지켜가고 있는 민족은, 비록 남의 민족 밑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을지언정 언젠가는 독립이 되어 제 나라를 세울 수가 있되, 말과 글을 잃게 되면 그 나라 그 민족은 영영 사라지고 만다'

 

▲토옥동 계곡

 

건재 정인승 기념관에서 덕유산을 향해 조금 더 올라가면 계곡에 펼쳐진 거대한 호수 양악호가 나온다. 양악호 바로 위가 토옥동 계곡이다. 남덕유산 아래 거대한 골짜기인 토옥동계곡은 웅장하고 수려한 계곡으로, 고산식물의 채집 연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명승지다.

 

주변에는 축탑 연대가 확실치 않은 심상사라는 절에 세워졌던 5층 석탑 양악탑(지방유형 문화재 제21호·현재는 4층만 남아 있음), 의병대장 문태서, 박춘실 전적비 등이 자리잡고 있다.

 

토옥동계곡 입구에는 토옥동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려온 맑은 물 속에서 양식하는 송어와 산천어가 관광객을 반긴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비경은 소중한 대자연의 선물이다.

 

남덕유산의 산상에는 참샘이 있는데,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차갑다. 대전∼진주를 잇는 대진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등산객들은 백두대간길인 육십령에서 할미봉, 서봉, 삿갓봉, 동엽령, 백암봉, 신풍령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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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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