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롯데 자이언츠 팀 분위기는 차분하다.
30일 롯데 구단에 따르면 선수들은 전날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1차전을 이긴 뒤 애써 기쁨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9회 초에 대거 5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잡았지만 더그아웃에서는 홍성흔과 조성환 등 고참선수들이 나서서 "아직 이긴 것 아니야. 끝나지 않았다고..."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마지막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하는데도 "야! 이겼다고 설레발 치지마"라는 고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작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에 승리한 뒤 선수들이 마구 들떠있다가 내리 3연패를 당해 고배를 들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정규시즌 순위가 8-8-8-8-5-7-7위였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롯데는 2008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에 3전 전패를 당하는 치욕을 당했다.
그 때문에 작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을 이겼을 때 선수들은 모두 혼이 빠졌다고 할만큼 흥분했다.
롯데 관계자는 "포스트시즌에서 이겨본 선수가 몇 명이나 있었겠느냐"며 "느껴본 적이 없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대다수가 흔들린데다 경험이 없어 그것을 잡아줄 선수도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주장 조성환은 "야구라는 게 그렇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올 시즌에는 선수들의 각오나 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그때와는 다를 것이고 팬들이 원하는 즐겁고 공격적인 야구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평상심을 강조하기 위해 정규시즌 때와 똑같은 '루틴'에 방점을 찍었다.
정규시즌과 다른 점을 느끼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도록 잠실 롯데호텔과 경기장을 오가는 일정이나 숙소 생활에도 전혀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지금 될 수 있으면 완전히 똑같이 가려고 한다"며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뭔가 다르게 하려다 보면 정규시즌에 강했던 모습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