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수비만 가능한 '안방마님'이라며 무시를 당했던 두산의 백업 포수 용덕한(29)이 가을잔치에서 공격과 수비에 걸쳐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치며 벼랑 끝에 몰렸던 팀을 구해냈다.
용덕한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2로 맞선 6회 천금 같은 결승타를 때려 어려움에 부닥친 팀의 활로를 열었다.
선발 포수로 나섰던 양의지가 허리 근육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대신 마스크를 쓴 용덕한은 6회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용덕한은 상대 투수 배장호가 던진 공을 힘들이지 않고 툭 받아쳐서 좌익수 왼쪽으로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3-2, 1점차로 앞서게 된 두산은 고창성, 정재훈 등 필승 계투조를 모두 동원하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11-4 대승을 엮어냈다.
올해 정규시즌에 단 한 개의 결승타를 때리지 못했던 용덕한이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1승2패로 몰렸던 소속팀에 짜릿한 승리를 선사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날 용덕한은 선발로 나선 주전 포수 양의지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물러난 탓에 3회부터 마스크를 썼다. 4회 첫 타석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6회 결승타에 이어 8회와 9회 또 안타를 추가하면서 만만치 않은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3안타 1타점.
용덕한 이날 장기인 수비에서도 빛나는 능력을 드러냈다. 투수 임태훈과 켈빈 히메네스가 던지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안정감 있게 잘 잡아냈다.
또 5회에는 홈으로 쇄도하는 이대호를 잘 잡아냈고 7회 1사 1, 2루에서는 감각적인 견제구로 1루 주자 전준우를 아웃시켰다.
다만 5회 2사 2, 3루에서 강민호의 적시타 때 또 홈 송구를 제대로 잡지 못한 탓에 3루에서 파고들던 전준우를 아웃시키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다.
2004년 데뷔한 용덕한은 깔끔한 수비 능력을 내세워 지난해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올해도 두산의 안방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인 양의지가 무서운 타격 솜씨를 발휘한 탓에 다시 백업요원으로 전락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 2차전에서 주전 선발 마스크를 양의지에게 내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3차전에서 포크볼을 잘 던지는 선발 투수 홍상삼의 파트너로 발탁되면서 주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4회 무사 1, 2루에서 번트 작전을 소화하지 못하고 스리번트 삼진을 당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결국 용덕한은 공수교대 후 곧바로 다시 양의지로 교체되고 말았지만 4차전에서 확실하게 명예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용덕한은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까지 덤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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