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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촌은 수산물 생산기능에만 의존할 것인가

송귀봉(경영학박사·군산대 강사)

 

생산 공간의 주체가 거주하는 어촌은 수산정책의 한 대상이지만 수산물 생산 공간인 어장과 어항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분야였다. 어촌개발사업도 어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투자보다 수산자원 생산기반 중심의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따라서 어촌과 바다의 자연자원과 인문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투자가 부족하였다. 수산자원의 재생산 능력이나 어장의 환경수용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증산위주의 정책기조를 유지해 온 결과 지속가능한 생산기반 자체가 붕괴되었다.

 

수산자원의 단편적 활용으로 인하여 어촌의 부가가치는 수산물의 생산의존도가 높아 도시가구 소득과 어가소득의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1980년대 세계 5위에 달했던 우리나라 어업총생산량은 최근 들어 10위권으로 떨어졌다. 70~80년대 수산업 번성기에 긴 안목으로 재투자하지 않고 수산업을 성급하게 사양산업으로 치부하면서 급변하는 세계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엔해양법 발효와 한·중·일 어업협정에 의한 조업어장 축소, 기후 온난화, 매립·간척에 의한 연안어장의 축소, 해양오염 심화 등으로 수산물 생산이 둔화되고, 우리 수산물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 HACCP) 도입을 통한 식품위생 규정 강화와 국제적 여건 변화 등으로 어가 소득이 2008년 연간 3,117만원에서 지난해 3,024만원, 2010년(전망) 3,008만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어촌 주민이 수산물의 생산기능에만 의존할 경우 낙후지역으로서 어촌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촌의 유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촌에 대한 수요가 어장에서 수산물의 생산으로 한정된 과거의 사회 환경과 어촌의 다양한 기능이 요구되고 있는 현재의 사회 환경이 상이하며, 경제적 환경,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어촌에 대한 국민의 수요, 즉 소비자의 수요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어촌의 수요는 수산자원뿐만 아니라 자연자원과 문화자원 등 어촌과 바다의 다양한 자원 활용 기회를 높이고 있다. 단순한 어업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소득원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어떻게 부가가치를 높여 갈 것인가, 어촌 주민들이 어촌의 고유한 자원을 복합적으로 활용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경우에 어촌은 유지·발전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어촌사회는 어업소득보다 어업외 소득에 의존하는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어 사회구조가 더욱 다양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촌실태 및 어업인 의식조사 등에 의하면 도시로의 이주 이유 중에서 높은 소득기회가 주어지고 기타 정주여건이 열악할 경우 주로 어가의 가족원만 교육 등의 이유로 타 도시로 이주하지만, 일정 수준의 소득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가 전체가 도시로 이주하여 어촌의 공동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 송귀봉(경영학박사·군산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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