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선이 노닐던 곳 이러했을까
전국의 명소가 된 '지리산 둘레길' 800리 중 2코스인 운봉-인월구간(9.4km). 운봉읍을 빠져나와 제방 길을 따라 인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도보 여행객들이 산길을 따라 걸으면서 서서히 지쳐갈 때쯤, 여행객들 앞에는 맑고 투명한 산속 호수의 장관이 눈에 들어온다.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에 있는 옥계저수지(玉溪貯水池)가 그 곳이다. 지리산 자락의 맑고 깨끗한 1급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옥계저수지는 그 물이 차고 맑기로 유명하다. 특히 둘레길을 걷던 도보 여행객들에게 옥계저수지의 푸른 빛깔은 편안한 휴식처는 물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한다.
옥계저수지는 상류지역에 형성돼 있었던 옥계동이라는 마을의 지명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옥계동은 가야금의 명연주자인 우륵선생이 연주하며 기거한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또 조선 중기에 청백리 옥계 노진선생이 은거한 곳이기도 하다.
▲ 지리산 맑은 물로 150ha 옥토에 생명수
옥계저수지는 지난 1991년 착공돼 1996년 12월 준공됐다. 옥계저수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이 지역에는 저수지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 등 5개 지역의 농민들은 빗물에 의존해 농사를 지어야 했으며, 매년 작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
농어촌공사는 이 같은 농민들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한편 수자원 확보를 위해 지금의 옥계저수지를 만들었다. 준공 이후 인근 지역 농민들은 더 이상 물 걱정을 하지 않고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농어촌공사 남원지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옥계저수지의 물은 매년 봄 알록달록한 빛깔을 자랑하는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에서 흘러들어온다. 1년 365일 맑고 깨끗한 물이 항상 흘러내려와 옥계저수지가 마를 염려는 없다. 주변에 축사 등 오염원이 없어 1급수의 수질을 자랑한다. 또 깊은 산속에서 내려온 물로 인해 수온이 차다. 옥계저수지에는 버들치 등 1급수에서만 있는 산천어들이 서식한다. 하지만 물이 너무 차 그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농어촌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옥계저수지의 담수량은 103만 3000톤이다. 도내 지역에 있는 2000여개 저수지 중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남원지사가 관리하는 76개 저수지 중에는 중규모에 속한다. 비록 담수량은 적지만 그 쓰임은 크다는 게 남원지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원시 아영면과 인월면 154ha의 옥토에 생명수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산 속에 있어 제당의 높이가 41.8m로 높다. 제당 길이는 261m이고, 제당 가운데 진흙을 넣고 외부는 흙과 돌을 쌓아 올려 만든 휠 댐이다. 유역면적은 410ha이며, 만수면적은 9.2ha다.
남원지사 관계자는 "남원지역에는 많은 저수지가 있지만 전체 담수량의 71%를 동화댐이 차지한다. 때문에 남원지사 관내 저수지 중 100톤 이상의 물을 담수한 저수지가 많지 않다"면서 "옥계저수지가 중 규모의 저수지에 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 주변에는 어떤 명소들이
옥계저수지 주변에는 명소들이 많다. 그 중 첫째는 등산로와 철쭉이다. 지리산 정령치에서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 덕두봉, 옥계저수지를 거쳐 황산까지 오르는 코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또 봄이면 전국에서 찾아온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바래봉 철쭉 군락지도 유명하다.
이와 함께 옥계저수지 인근에는 태조 이성계와 이두란 장군이 황산에서 왜적 아지발도군을 물리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승전비와 당시 전투에서 왜구가 흘린 피가 바위를 물들여 지금껏 붉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피바위가 있다.
아울러 운봉읍 화수리에는 우리 민족의 전통과 혼이 담긴 국악의 본 고장이요, 성지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염원을 모아 조성한 국악의 성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판소리, 농악, 기악, 전통무용 등 4개 부문의 역사를 모두 살펴볼 수 있으며,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지리산 국립공원과 연계된 곳으로 철쭉군락지 바래봉 자락의 덕두봉 계곡에 수령 50~60년 생 잣나무와 소나무의 울창한 원시림 숲에 있는 흥부골 자연휴양림도 꼭 한번 찾아볼만한 곳이다. 산림치유 건강테마 숙박시설로 한옥 너와지붕과 황토방, 통나무집 등이 있으며, 춘향이 그네 등 다양한 숲속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근의 농촌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된 남원 달오름 마을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민박이 가능한 달오름 마을에 가면 바가지에 먹는 비빔밥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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