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시인·임실군애향운동본부장)
임실을 치즈수도로 선포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오래전부터 명실상부한 치즈 군으로 자리매김 해 왔기 때문이다. 임실군 임실읍 성가리 산중턱에 우리나라 최초로 치즈공장이 세워져 반세기 동안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공급 해 왔다. 그 인근에는 체험마을 10여개가 즐비하다.
요즘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의 유명 도시를 지나거나 번화가를 걷다가 보면 임실치즈 간판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당연히 임실치즈 브랜드가 높아졌고 국민들로 부터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요즘 라디오나 TV·신문 등에서도 임실치즈 광고를 보고 들을 수 있어서 마음이 뿌듯하다. 특히 외지로 등산이나 출장을 갔을 때 '아, 임실! 치즈로 유명한 곳에서 오셨군요' 라는 인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임실을 치즈수도로 선포할 명분과 자격이 확실해졌다고 본다.
인근 경남 하동은 박경리 선생의 '토지'라는 소설의 배경으로 유명해 마을 전체를 최 참판 댁으로 리모델링해 놓고 넓은 벌판의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문학제가 열리고 있다. 상금만도 소설부문은 1천만 원이고 수필과 시도 각각 5백만 원에 달하는 등 문인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학생부도 있다. 2년 전 임실문협 회원도 수필부문에서 장원을 한 바 있다.
그 같은 유명세를 모아 2009년 10월10일 전국의 문인을 초청해 '문학수도'로 선포했다. 대단한 행사가 됐고 전국에서 모인 수백 명의 문인들이 찬사를 보냈다. 또한 순천만을 대상으로 생태수도를 선포했고, 전남 장흥군에서는 문화특구를 선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밖에도 타 시·군에서도 그 고장의 특산품이나 배경을 상대로 명품도시를 상징한 수도 선포를 했거나 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실군은 아직도 단잠을 자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6·2지방선거의 후유증으로 군수 선거 참모가 구속돼 군민들을 또다시 실망케 했다.
그렇다면 임실군도 이제는 치즈도시를 하루 빨리 선포하고 찾아오는 관광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치즈마을에서 어린이나 동원해 체험활동을 시키고 겨우 점심 한 끼 정도의 판매로 경제를 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전주~남원간 4차선이 이미 개통되고 전주~광양간 고속도로와 인터체인지도 몇 개월 앞두고 있다. 국도와 고속도가 빤히 올려다 보이는 치즈밸리 사업장과 웅장한 치즈공장도 한 눈에 들어온다. 공장과 치즈밸리 사이에 임실역도 위치해 있다. 임실역 이름도 철도청과 협의해 임실치즈역이라고 지금보다 더 큼지막하게 바꿔 달아 봄직도 하다. 광고 효과도 대단할 것이다.
구례구역은 전남 순천시 황전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구례군 입구에 있다고 해서 구례구라고 역명을 붙여 더 유명한 역이 됐다. 지도자나 공직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노력 한다거나 아이디어도 모집한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업이 창출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세기를 이어온 임실치즈가 전국 피자점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으니 치즈축제를 머루축제와 고추축제와 합치고, 축제일을 군민의 날로 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1~3일의 행사를 4~5일로 길게 잡아 치즈를 안주 삼아 머루주를 마시고 흥에 겨우면 고추도 사 갈 수 있지 않을까.
찾아가는 판매가 아니라 외지인들이 임실을 찾아와서 구입해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당장 내년 치즈축제 때 치즈수도가 됐음을 당당히 선포, 국민들의 시선과 입맛을 끌어 모아야 한다.
/ 이태현(시인·임실군애향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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