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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간과 동물

박열해 (순창 동물병원장)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은 사랑과 용서다. 그중에서도 사랑이 으뜸이다. 열번 들어도 싫지 않은 말이 사랑이다. 말은 쉬워도 나 자신이 그렇게 살기는 참으로 어렵다. 필자도 참으로 부족한 사람이다. 너는 그렇게 사느냐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그렇게 살기위해, 그래서 행복한 삶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고 싶다.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할 줄도 모른다.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용서할 줄도 모른다. 참으로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3가지 보약이 있다. 첫째 잠, 둘째 잠, 셋째 웃음보약이다. 이런 보약 못지 않은 보약이 또 있다. 사랑이라는 보약이다. 사랑은 인간이 숨길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다. 사랑을 하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암도 걸리고 블랙 아웃(Black out, 금방 한 얘기도 무슨 말을 한 지 모름)도 오고, 치매나 탈모도 걸리고, 우울증에 이어 자살까지 한다. 동물도 거의 비슷하다. 이것의 치유는 오직 사랑이다.

 

필자는 경찰· 행정 등 각급 기관과 노인대학, 다문화가정 등을 찾아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란 주제로 자주 특강을 하고 다닌다. 그 자리에서 특히 강조하는 게 건강이다. 사람이 살면서 건강은 제일의 가치다. 필자보고 행복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건강이라고 서슴없이 답한다. 내가 건강해야 가족이 건강하고, 친구를 비롯 주위 사람들도 행복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해야 한다.

 

아이들 교육에도 사랑이 필수 요건이다.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도 계속해서 사랑을 베풀면 정말로 선한 사람이 된다. 필자의 경험담이다. 아이들도 더 열심히 공부도 하고 성적도 좋아진다. 사랑함으로써 남을 용서하는 마음도 생긴다.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은 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도 있다. 용서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나의 건강을 위해서 또한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도 용서하며 살 것을 제안한다.

 

어떤 여성이 애완견을 데리고 왔다. 진찰 결과 홍역이 신경형으로 왔다. 치료가 거의 안되는 질병이다. 3일간의 치료에도 차도가 없어 주인 허락 아래 안락사를 시켰다. 시간은 채 5초도 걸리지 않았다. 애완견 주인은 내 가족이라면서 소리내어 울었다. 말도 안통하는 개가 죽어도 이러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끼리 사랑할 줄 모르고 용서할 줄 몰라서야 되겠는가.

 

10년 이상 살면 치매가 오는 개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안락사 시키는 것이 고통을 덜어 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또한 동물중에서 펭귄, 비둘기, 잉꼬는 수컷과 암컷이 한쌍이 되어 살다가 한 쪽이 죽으면 다른 쪽도 시름시름 앓다가 얼마 안가서 따라 죽는다. 이럴 경우에도 생명 연장은 오직 사랑 뿐이다.

 

그런데 최근 개탄할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한 가족처럼 키우던 애완견을 갖다 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필자는 담당연구원이라 실정을 잘 안다. 우리 다 함께 반성해야 한다.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건강은 아주 소중하다. 사랑과 용서 또한 참으로 아름다운 가치다. 우리 모두 말로만 그치지 말고 삶에 괴로움과 아픔이 따르더라도 남을 사랑하고 용서할 줄 아는 훌륭하고 살 맛 나는 사회를 만드는데 힘써야 할 때이다.

 

/ 박열해 (순창 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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