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금택 (우석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연구원/ 전북교육청 혁신학교 선정위원)
전라북도에도 혁신학교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이 선거공약으로 '혁신학교' 사업을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교육혁신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해서 제기됐던 문제이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교육혁신의 일환으로 경기도에서 김상곤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올해는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전국적으로 혁신학교를 추진하면서 혁신학교에 대한 공부의 열풍이 뜨겁다.
전북형 혁신학교의 철학은 자발성, 창의성, 지역성, 공공성을 들고 있으나, 이는 운영 원리에 더 가깝다. 실제로는 '진정성'이 전북형 혁신학교의 철학적 가치를 담고 있다. 전북형 혁신학교의 '진정성'은 '학교구성원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구성원 간의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신뢰하는 마음이며, 구성원 간의 겉모습(지위, 역할 등)이 아닌 학교 공동체에 동참하고자 하는 참여의지를 나타낸다. 이런 전북의 '진정성'이라는 철학적 가치는, 경기도외의 혁신학교와 구분될 수 있는 정신적 폭발력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전북의 혁신학교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힘든 상황을 정리해 주는 역할도 한다.
전북형 혁신학교의 목표는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이다. 그렇다면 '전북형 혁신학교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살펴보면, 이에 대한 해답이 제각각인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전북형 혁신학교의 목표는 뚜렷하게 세워져 있는 반면에 목적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목표와 목적의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목표는 '도달하고자 하는 대상 또는 지점'이고, 목적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이유' 또는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방향성'이다. 따라서 목적에는 방향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다른 해석과 접근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목적 자체가 내포하는 특징 때문에 전북형 혁신학교의 목적을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제각각인 것이다.
전북형 혁신학교에 뚜렷한 목적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전북교육청이나 김승환 교육감이 어떤 의도성을 강요하지 않겠다.'라는 뜻이 반영된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이를 받아들이는 주체(학교공동체)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목표를 바로 설정하여 그 목표에 적합한 방법을 각자 탐색하고 발견하라는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이와 같이 전북형 혁신학교는 '철저히 학교구성원을 신뢰한다.'는 전제하에 이들의 변화하고자 하는 열망을 소중히 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철학적 배경과 목표, 목적은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해 있던 관 주도형 교육에서 벗어나, 학교구성원이 만들어 가는 학교교육이 실현될 수 있는 좋은 토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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