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엽(완주군수)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는 뭐니 해도 커피다. 도시나 농촌에 상관없이 쉽게 목격되는 것이 바로 커피 마시는 모습이다. 우리가 어찌나 커피를 마시는지, 국내 자동판매기 1/5 이상이 커피 자판기다.
커피는 우리나라 사람 외에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다. 하지만 왜 커피가 전 세계적인 음료로 퍼지게 됐는지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에티오피아 고원의 양 치는 목동이 처음 발견한 커피가 전 세계로 퍼지게 만든 주역은 이슬람 문화권이다. 본격적인 유통의 주역인 이슬람권은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커피를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우리 주위에는 만인에게 사랑받는 농산물을 처음으로, 때로는 대량 생산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노력의 부재 때문에 그 명성을 잃어버렸거나, 주도권을 빼앗긴 경우가 있다.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는 완주군도 이에 해당한다. 완주군에서는 예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아 대표 생산지로서의 명성을 얻거나, 많은 양이 유통되던 농산물이 많았다. 반면 얼마 전까지 이러한 영광은 과거지사고, 나아가 다른 지역에 밀리는 애로를 겪어왔다.
강원도 원주와 함께 명성이 자자한 전주 한지의 원조가 완주군 소양면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소양면은 불과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의 한지 생산지로서 명성이 높았다. 이곳에는 1937년 일제시대 때 지어진 동양산업사(한지조합) 건물이 아직 남아 있고, 닥나무 재배에서 한지를 만들고 판매하는 장소가 한 곳에 집중돼 있을 정도다. 하지만 양잿물을 혼합해 한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폐수문제가 발생됨에 따라 공장이 이주하면서 활력을 잃어갔다.
임금님께 진상하던 동상 곶감, 전라도에서는 처음 재배가 시작됐던 봉동 생강도 으뜸 농산물로서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
철쭉도 생산 및 유통에서 완주군은 타 지역을 압도한다. 소양면의 경우 전답 면적 988ha 가운데 철쭉과 조경수 면적이 90% 이상이다. 지난 60년대부터 철쭉 재배가 시작된 이후 현재 500호의 농가가 재배하고, 나무가 냉해에 강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소양 철쭉은 전국 유통망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품질은 물론 역사와 전통, 생산과 유통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완주 농산물이 지금까지의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웅비를 준비하고 있다. 전통과 탁월한 기술을 복원하고 현대에 맞는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며, 생산과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봉동 생강, 소양 철쭉 및 한지는 농림수산식품부로터 향토산업에 선정돼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9월에는 대승 한지마을과 소양 철쭉 홍보관이 성대하게 개관됐다.
또한 독점적으로 종자를 공급받고 있는 당조고추도 대표 농산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올해 말 농식품부의 향토산업 선정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당조고추가 선정되면, 완주군은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5년 연속 향토산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할 것이다.
완주군은 여기에 마을회사 육성을 접목함으로써 지역 일자리 창출, 주민소득 창출도 노리고 있다.
이제 완주군의 농산물은 청정 자연환경을 밑거름 삼아 더욱 발달된 재배기술,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명품 브랜드로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 임정엽(완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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