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극명 (전주 비전대학 입학관리처장·아동복지과 교수)
수능 결과가 발표되면서 언론은 현장의 교사나 수험생들의 말을 빌려 '진학지도에 가장 어려운 해'·'고3 교실 먹구름'·'널뛰기 수능' 등 진학지도의 어려움을 보도하고 있다.
수능의 난이도는 차치하고라도 그 결과에 따라 대학입학을 고민하고 있는 지금, 눈을 들어 선배들의 모습이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아니 최근에 졸업한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 이제 입학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중산층이 하류층으로 추락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실업 문제다. 이유는 청년들은 우리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불리는 청년들 가운데 100만 명 이상이 학원을 다니며 일자리를 찾고 있거나 구직을 포기한 실업자다. 그래서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청년실신'이란 신조어가 유행이다. 청년실신이란 대학졸업 후 실업자가 되거나 빌린 등록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뜻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청년실업률(15~29세)은 8.3%로 전체 실업률(3.5%)의 두 배가 넘었다. 청년실업률은 2008년까지만 해도 7%대를 유지하다 2009년 8%대로 올라선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4년제 대학 졸업자 3명 가운데 2명이 미취업 상태라는 통계도 나왔다.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지금, 문제는 '대학 입학이 다가 아니다' 라는 현실이다. 졸업후에 캥거루족이라 불리는 부모들에게 얹혀사는 청년 백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년전 필자의 지인이 아들 문제로 상담을 해왔다. 대학 1년을 다니다가 군대에 다녀왔는데 졸업 후 공무원 시험을 봐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는 것이다. 필자는 과감히 그만두고 전문대에 입학하도록 권했다. 그분은 필자의 조언에 따라 전문대로 선회했고 그 아들은 지난 6월 졸업 전에 국내 유수의 기업에 수당을 제외한 연봉 2800만원에 취직해 잘 다니고 있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너무 부족해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들이 제일 선호하는 직장은 노동조합이 있고 정규직이 300명 이상 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이다. 그런데 전체 일자리의 7%를 차지하는 이들 기업은 신규 고용을 꺼리고 있다. 경기는 회복 국면이라지만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공장 자동화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4년제 대학을 선호하지만 졸업 후엔 막상 바늘구멍보다 좁은 현실 앞에 이력서를 100통 이상 써도 면접조차 보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어렵게 다닌 대학을 생각하면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아니 중소기업에서는 4년제 대학생을 뽑아주지도 않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력인플레와 자녀의 앞날 보다는 우선 자신의 체면이 앞서는 우리 부모들의 현실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현명함으로 졸업후 눈에 보이는 취업난을 생각한다면 90%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전문대로 눈을 돌려 다시한번 생각해 보기를 인생의 선배로서 당부하고 싶다. 그리고 그러한 자녀에게 용기를 주는 부모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지금은 입학이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 김극명 (전주 비전대학 입학관리처장·아동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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