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수(前 용북중학교 이사장·청렴옴부즈만)
농촌 지역, 특히 면 단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 수가 급감하여 전교생이 100명 미만인 학교가 부지기수다. 어떤 중학교는 전교생이 20명도 되지 않는 학교가 있는데 한 학년이 10명이 채 못 되는 것이다.
학교가 운영되려면 선생님도 있어야 하고, 행정실 직원도 있어야 되는데 1년 예산이 적어도 6억 원 이상은 가져야 한다. 만약 전교생이 20명 정도라면 1년에 학생 1인당 약 3000만 원정도 들어가는 셈이 된다.
학교를 운영하는데 1년에 학생 1인당 500만 원 정도보다 더 들어간다면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 돈이 전부 국민 세금이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경제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농촌이 점점 왜소해져 가기에 지역민들은 거주 인구에 관계없이 면사무소도 있고 보건소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자신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학교가 없어진다고 하면 좋아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재의 농촌은 모든 것이 너무 부족하고 열약하기에 가능하다면 무엇이든지 하나라도 없애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국가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소규모 학교뿐 만 아니라 작은 면사무소와 보건소를 운영하는 데에도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면 결국 농민들에게 지원되어야 할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가 작으면 학생이 늘 선생님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친구가 적어 동료들에게 배우고 느껴야 할 눈높이 교육이 부족한 점도 있다. 무엇이든지 장·단점이 있다.
학교의 통폐합은 학생 수로 결정되거나 지역민들의 주장으로만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실제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학교가 작으면 학생들의 창의력도 높아져야 하고, 실력도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하는데 학생 수가 적어 관계 능력이 낮아지고 경쟁자가 없어 실력이 나빠진다면 심각하게 통폐합을 고려해 볼 문제이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것이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왜 존재해야 되는지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가 있어야 한다. 상급기관은 이에 대해 정량적으로 평가할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장애아를 배려하는 학교든지 아토피 학교와 같이 특별한 목적이 있는 학교가 아니라면 1년에 학생 1인당 수천만이 들어가는 소규모 학교는 통폐합되어야 한다.
통폐합으로 인하여 불용된 예산의 일부는 학생들 등하교를 위한 교통비로 학부모들에게 보조해 준다면 농촌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부의 다산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면사무소도 보건소도 그 지역에 있어야 할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농촌도 경쟁력 있는 농촌이 될 수 있다.
/ 류정수(前 용북중학교 이사장·청렴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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