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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은 나눔 실천으로 큰 기쁨을 맛보자

김호서 (전북도의회 의장)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주었다는 소식을 28일 접했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2000년부터 11년째 성금을 보내오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는 이번에도 자신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지금까지 보내온 성금은 무려 1억9,600여만원.

 

이번에 보내온 종이상자에는 5만원권 현금외에도 돼지저금통에 담긴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 등 모두 3,534만1,620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여윳돈 이라기보단 해마다 최선의 노력으로 모은 돈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더욱 가슴이 찡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다 모금회의 비리로 사랑의 손길이 식어가고 있는 스산한 겨울에 그의 선행소식은 우리 모두에게 이웃과 나눔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베풀고 나눈다는 것은 분배가 고르지 못한 사회의 응달에 햇빛을 비추는 것과 같다.

 

큰 베풂도 좋지만 작은 나눔은 더욱 소중하다.

 

제 여유 없어도 가난마저 쪼개는 청빈(淸貧)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은 사람들의 기부가 실핏줄을 타고 흐르는 피처럼 우리 사회의 온기를 유지시켜 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웃에 대한 사랑과 정이 많은 살만한 사회임을 새삼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평균 순수기부액은 17만3,200원으로 국내 총생산의 0.58%를 차지했다.

 

미국의 2.3%, 영국의 0.7%와 비교하면 미흡하다.

 

소득수준별로는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의 기부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기부는 건강한 사회를 알리는 지표다.

 

기부형태가 다양하고 많아질수록 건강한 사회이다. 또한 기부는 남을 기쁘게 하기에 앞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내 형편이 나아지면 그때 남을 돕겠다', '나 살기도 힘든데 남을 어떻게 도와주겠는가'라는 등의 말로 기부를 애써 외면하려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처럼 본인의 형편이 넉넉해야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또 도와줄 마음도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특히 요즘처럼 실업과 생계위협이 극에 달해 더욱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경제위기의 시대에는 기부가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나눔과 배려의 미덕은 살려야 한다.

 

위기가 닥칠수록 내가 힘들수록 손에 손 잡고 온정을 나누며 서로 용기를 북돋아야 한다. 우리가 악조건 속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 정신이 살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험자들은 받는 행복보다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기부의 실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연말연시 모임때 소주 한잔, 커피한잔 값을 절약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속에 큰 행복을 만들어 보자.

 

2011년 새해에는 보다 많은 도민들이 조그마한 기부라도 시작해 작지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왔다는 소식이 벌써부터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듯 하다.

 

/ 김호서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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