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기표 (한나라당 전주완산갑 위원장)
석패율 제도가 새삼스럽게 시중에서 거론되고 있다.
30년이 넘게 특정지역에서 일당 독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꼭 넘어가야 될 숙제이기에 여러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중에서 대통령 직속기관이라지만 민간단체 성격이 강한 각계각층의 지도층으로 구성된 사회통합위원회가 권고하는 사항이라서 그냥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더욱 이번에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전북도지사 후보였던 정운천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면서 지역장벽 타파에 정치적 생명을 내걸겠다는 첫 번째 화두라서 지역정가에서 무게 있게 다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어려움이 무척 많을 것으로 예견된다.
첫 번째 전북일보가 참가하고 있는 한국지방신문협회가 2011년 신묘년 새해를 맞아 실시한 공동여론조사에서 가장 바람직한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묻는 질문에 55.5%가 1선거구당 1인을 선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의 등가성이나 또는 민심의 왜곡이 나타날 수도 있는 석패율제도에 대해 시민과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민의식의 변화 없이는 아직도 현장의 인심과는 거리가 느껴진다.
두 번째 지금 원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고운 시선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은 너무 자명하다.
한국은 진보 좌파나 보수 우익이나 기득권 방어와 옹호에는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 우익은 그 성격상 어느 정도 수긍하지만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진보 또는 좌파들도 이미 확보되어진 기득권의 침해에는 보수 우익 못지않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직 유일한 예외가 있었는데 그것은 열린우리당이었다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가고 평가 해주고 싶다.
지금은 허공 속에 사라져 버린 이름이 되었지만 2003년 11월 11일에 그들의 열린우리당 창당 선언은 한국 정당사상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그들의 창당선언문은 한국에서는 기념비적인 문건으로 남아 있다.
한국의 정당사에는 수백 개의 정당이 명멸하고 있어서 그들의 창당선언문을 이름을 가리고 고르라고 한다면 전문적인 정치학도들도 쉽지 않은데 그 수백 개의 창당선언문에서 열린우리당 것은 바로 찾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창당 선언문이 무척 짧지만 지역 분열로 얼룩진 구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메시지나 가장 첫 번째 주장이었던 정치 발전을 가로 막아온 망국적인 지역감정과 지역주의 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와 야심은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러나 그들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고 미완의 도전으로 마감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그들의 의지와 정열은 거의 순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거슬러 올라가서 뿌리와 원류를 찾는다면 지금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서로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바로 지역주의의 수혜자이거나 방조자로 남아 있다. 삼김 시대로 대변되고 또 그들의 정당의 유산을 나누어 갖고 있는 지금의 정당들에게서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제도와 처방전이 제대로 먹힐지 생각해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래서 기존의 정당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통합위원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온 것이 아닌지 모른다. 고건 위원장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이 시대의 원로로서 또 이 고장 출신으로서 본인의 마지막 정치적 유업으로서 파악했을 것이다.
필자는 정치 스케줄에 따라 일정기간 지켜보고 석패율제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보려 한다.
아직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려지지 않고 있고 가능한 한 토의와 협상을 연장하려 하겠지만 인내하면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한국 민주주의의 마지막 비극이고 염원인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새로운 제안을 준비하고 국민의 이름으로 이를 압박하려 한다.
/ 태기표 (한나라당 전주완산갑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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