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호 (순천교도소 교감)
전주에서 시내버스 파업이 지난 해 12월 초순경 부터 시작되어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순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관계로 주말에만 열차를 타고 전주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시내버스가 자주 없어 기다리다 지쳐 급하면 택시를 타기도 하고 아니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전주 서신동 집까지 다니고 있다. 어쩌다 주말에만 이용하는 시내버스인데도 이처럼 불편한데, 자가용 없이 사시는 서민들의 애로사항을 알고도 왜 이렇게 장기간 타협점을 못 찾고 줄다리기 하고 있는 지 정말 답답하기만 하다. 무엇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여 하는 일인지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은 아침 열차로 순천역에 도착하여 순천교통 버스를 타고 출근 하면서 손님이 두세 명 밖에 없어 기사님 옆자리에 앉아 실례인줄 알면서도 한 번 물어 보았다.
"순천에서 운전하시는 기사님들이 월급을 얼마나 받느냐?"고 물어보니 기사님은 15년 정도 시내버스 운전만 했는데 250만 원 이상을 손에 쥔다는 것이었다.
그 기사님은 "1년차만 되어도 최소한 세금 떼고 170여만 원은 받는다"고 했다. 필자가 지난해 말 순천의 다른 기사에게 얼핏 들으니 전주 시내버스 파업을 이야기 하며 "전주 기사들은 150만 원 정도 받아 돈이 적어서 그런다"면서 "우리도 작년에서야 급여가 많이 올랐는데 전주가 조금 늦는가 보네요" 한다. 그러면서 "전주는 시내버스 공영제를 하려고 그러느냐?"며 오히려 순천에도 시내버스 공영제를 희망하는 듯 한 뉘앙스를 풍긴다.
서민들은 요즈음 유류 값이 올라 자가용이 있어도 기름 넣기가 겁이 나는데 어쩌자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끌고 타협점을 못 찾는지 분통이 터진다. 시민의 발을 가지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파업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예전에는 프랑스가 파업을 자주 했는데, 요즈음은 파업한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요즈음 파업을 자주 하지 않던데 어쩌자고 이렇게 서민들과 어린 학생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파업을 오래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구체적인 내막이야 모르지만 버스회사 노조원들도 조금 양보하고 회사측에서도 하루 빨리 처우개선을 할 일이 있다면 해주고 전주시에서도 적극 중재에 나서서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본다'는 말이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어려움을 알 수 있다는 데 서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하루빨리 시내버스 파업이 타협점을 찾기를 바란다.
시내버스는 전주시민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외지에서 온 많은 사람도 이용하고, 힘 없고 돈 없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이들이 전주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주에서는 어떻게 시내버스 파업을 해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겨 1월 중순까지 가는 지 관련자들의 귀가 가렵지는 않은지도 생각해보고 하루빨리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
전주시에서는 '세계를 비빈다'고 홍보를 하던데 세계는 커녕 전주시 시내버스 파업 중재도 못하면서 어떻게 세계를 비빌지 걱정이 된다.
멀리 순천에서 하루빨리 시내버스 파업이 타협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전주를 아끼는 마음으로 몇 자 적었는데 혹시 이 글이 제대로 알지 못한 내용을 적었거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있다면 너그러운 아량으로 이해를 바란다.
/ 이만호 (순천교도소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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